남극 오존 고갈 가속화...오존층 구멍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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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극지역의 오존이 급속히 고갈됨에 따라 남극 상공의 오존층에 생긴 구멍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세계기상기구(WMO)가 8일 밝혔다.

WMO는 보고서를 통해 "올 7월부터 남극의 오존이 고갈돼 오존층이 엷어지기 시작하더니 8월 들어서는 그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면서 "현재 남극의 오존량은 오존층 구멍이 생기기 전인 지난 76년보다 10-50% 정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WMO는 "겨울철에 오존량이 약 50% 가까이 줄어드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빠른 9월초부터 오존이 급격히 고갈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2주 동안 오존 고갈 정도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양으로부터 오는 해로운 자외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오존층이 엷어지면 다량의 자외선이 그대로 지표면에 도달해 피부암 등을 유발하고 식물의 성장을 저해한다. WMO는 "냉매로 사용되는 CFCs(클로로플루오르카본)와 같은 화합물에서 방출되는 염소와 브롬이 오존층을 파괴한다"면서 "87년 체결된 몬트리올 의정서 덕분에 이들 물질의 배출량이 크게 줄고 있지만 오존층이 완전히 복구되려면 5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날 "남극 상공의 오존층에 생긴 구멍의 크기가 미국대륙 면적의 3배에 해당하는 2천830만㎢에 달하는 것으로 측정됐다"면서 "이는 98년에 측정된 2천700만㎢를 초과하는 사상 최고 기록"이라고 밝혔다.

NASA는 오존층 구멍이 넓어진 이유에 대해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오존층 파괴물질의 방출이 전반적으로 줄고 있지만 오존이 존재하는 성층권에는 지금까지 방출된 파괴물질이 상승, 농축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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