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59) 전 MBC 앵커가 민주통합당의 새 대변인으로 19일 임명됐다. 한명숙 대표는 18일 밤 신 전 앵커를 만나 대변인직을 제안했다. 신씨가 “최고령 초임 대변인 아닌가”라고 반문하자 한 대표는 “나도 내일모레 70세인 ‘할머니’인데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다. 고령이라 생각 말고 젊게 살자”고 설득했다고 한다. 한 대표에게 신씨를 추천한 사람은 박영선 최고위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최고위원은 신 대변인의 MBC 기자 2년 후배다.
신 대변인은 2008년 3월부터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다 1년1개월 만에 물러났다. 당시 그가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코멘트를 많이 한 것이 하차의 원인이라는 외압 논란이 일었다. 신 대변인은 취임 일성에서 이 문제를 끄집어냈다. “여기까지 오게 된 건 ‘MB(이명박 대통령)’ 덕분”이라고 말한 뒤 “MB 지근거리에 있는 분들의 철저하고 주도적인 계획으로 물러났다”고 주장했다. 신 대변인은 “정치가 유턴하는 것을 보며 유턴이 일어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정치입문 이유를 밝혔다.
신 대변인은 뉴스데스크 진행 당시 직설적인 ‘클로징 코멘트’로 유명했다. 내용 면에선 주로 진보 진영의 입장을 중시한 코멘트가 많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앵커에서 물러난 뒤 보도국 선임기자와 논설위원을 거쳐 지난해 9월 정년퇴직했다. 앞서 야권은 높은 지명도를 가진 신 대변인을 여러 차례 영입하려 했다. 2010년 7·28 서울 은평을 보궐선거와 지난해 4·27 분당을 보궐선거 때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본인이 불출마를 선택했다.
신 대변인은 MBC 기자 출신인 정동영 상임고문과 각별한 사이다. 신 대변인 스스로 “정동영씨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인생역정이 겹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모두 1953년생으로 전주고 동기동창(48회)이다. 서울대를 졸업한 것도 같다. 서울대는 신 앵커가 1년 먼저 들어갔지만 MBC에는 정 앵커가 3년 먼저 입사했다. 신 대변인은 원혜영 의원, 유인태 전 의원 등과도 가까운 사이다. 18일 저녁도 이들과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대변인이 총선을 80일 앞둔 시점에서 민주통합당의 주요 당직을 맡자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졌다. 당내에선 신 대변인이 정동영 고문의 서울 출마로 자리가 비게 된 전북 전주 덕진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 대변인은 19대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지금은 그냥 대변인 역할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신 대변인은 1981년 MBC에 입사한 뒤 워싱턴 특파원과 국제부장, 논설위원을 지냈다. 지난해 9월 정년퇴직한 이후부터 이화여대에서 언론정보학과 겸임교수를 맡아왔다. 그는 이달 27일부터 2008년 이후 해직된 기자·PD가 참여하는 인터넷 탐사취재 보도 프로그램인 ‘뉴스타파’의 앵커를 맡을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