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가입률 82%..선진국 수준 상회

중앙일보

입력

가구당 3.6건 가입.연간 보험료 293만원

우리나라의 가구당 생명보험가입률이 82%에 달해선진국 수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 집에서 평균 3.6건의 생명보험을 들어 연간 293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생명보험협회가 7일 공개한 제9차 생명보험성향조사 결과를 통해 알려졌다. 3년마다 실시되는 생명보험성향조사는 통계청 공인조사로 전국 2천가구를 대상으로 가정방문을 통한 개별면접 방식을 사용해 이뤄진다.

◆10가구중 8가구 이상 가입 = 민영생명보험 가입률은 81.9%로 10가구중 8가구 이상이 가입한 셈이다. 이같은 비율은 일본의 93%보다는 낮지만 미국의 76%보다 높아 선진국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첫 조사가 실시된 지난 76년의 20.8%에 비하면 61.1%포인트, 8차조사때인 97년의 69.2%보다는 12.7%포인트나 상승하는 등 생명보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져왔다.

가입률은 가구소득과 학력이 올라갈 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가구소득이 300만원 이상인 경우 88.8%가 가입했지만 50만원 미만은 34%로 낮아졌다. 또 대졸 이상 86.6%, 고졸 83.8% 등 평균보다 높았지만 중졸은 78.1% 등으로 떨어졌다.

◆가구당 3.6건 가입 =생명보험에 가입한 가구의 평균 가입건수는 3.6건으로 94년 2.1건, 97년 3.0건에 비해 증가했다. 보험가입자들이 여러가지 위험별로 세분화된 보장을 받기 원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집에서 4건 이상 가입하고 있는 가구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9.4%에 달했고 6건 이상도 다섯집에 한집꼴이 넘는 22.0%였다.

생명보험가구의 보험료 지출은 연평균 293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가구소득의 11.3%에 달했지만 자신들이 지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보험료의 82.5% 수준이어서 추가가입 여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많이 가입한 보험종목은 질병보험으로 82.8%나 됐고 사고에 대비한 보험이 65.9%, 노후 생활자금을 위한 연금보험 30.5%, 교육보험 22.3%, 저축보험 17.2%, 양로보험 15.8% 등의 순이었다.

◆보험가입결정은 주부가 = 보험가입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가구주의 부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가입 최종결정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가구주부인(47.1%), 가구주(40.0%), 가족간 상의(10.0%), 자녀(2.4%) 의 순으로 비율이 높았다. 핵가족화시대에 가정경제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체가 여성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분석됐다.

◆보험가입은 설계사 통해 = 생명보험 가입경로중 설계사를 통한 가입이 90.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70.3%가 종전의 계약을 취급한 설계사를 통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비율은 94년 34.9%, 97년 54.9% 등에서 빠르게 높아져 보험영업에서 고객관계의 구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보험가입시 계약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가입하는 계약자의 비율은 29.9%로 97년 19.4%보다는 높아졌지만 아직도 3분의 1 수준에 못미쳤다. 58.4%는 대략 이해하고 가입, 11.0%는 별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홍성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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