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해외유학때 정은 생모 때문에…"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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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학 생활을 했을 때 새로운 가족이 생겼고, 그 때문에 나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 김정철과 김정은에게 갔다."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이복동생 김정은 일가를 받아들여야 했던 상황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고 일본 도쿄신문 고미 유지 편집위원이 전했다. 최근 미국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다.

김정남(左)와 김정남의 생모 성혜림. [사진=중앙포토]

2004년부터 최근까지 김정남과 150여 통의 이메일을 주고 받은 내용을 책 『아버지 김정일과 나』로 펴낸 고미 편집위원은 최근 RFA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김정남의 뒷 이야기를 전했다.

김정남이 아버지와 본격적으로 관계가 삐걱대기 시작한 때는 스위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면서부터다. 고미 편집위원은 "김정남은 `자본주의를 이용해 북한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아버지에게 조언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래서 김정일이 아들에게 경계심을 가졌고, 두 사람 사이에 많은 마찰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결국 김정남은 후계자가 되지 못하고 지금까지 외국을 떠돈다는 것이다.

김정남은 자신의 생모 성혜림에 대해 "유머 감각이 풍부하고 매우 미인이었다"고 했다. 또 "러시아(모스크바)에서 돌아가셔서 후회가 된다. 앞으로 어머니 묘지를 자주 다니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 [사진=중앙포토]

이밖에 김정남은 이복동생 김정은을 만난 적이 없으며, 일종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고미 편집위원은 전했다. 김정은이 경험이 많지 않은 데다 북한 미래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이복동생 김정철과는 외국에서 몇 번 만났지만 좋은 감정은 별로 없는 것 같았다"고 그는 전했다.

한편 고미 편집위원은 김정남이 대외적으로 비춰지는 이미지와 달리 아주 진지하며, 이메일에서 존댓말을 쓰는 등 예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자신과의 이메일 내용을 책으로 발간하는 것 자체는 반대하지 않았지만 "민감한 시기인 만큼 지금은 시기상조이며, 책을 발간하게 되면 우리 관계는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이메일 연락은 끊어졌다고 고미 편집위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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