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도요타 자동차 아키오 사장 … ‘뉴 캠리’ 띄우려 깜짝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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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18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 도요타 ‘뉴 캠리’ 출시 발표회장에 쥐색 양복을 입고 하늘색 넥타이를 맨 낯익은 얼굴의 신사가 신형 캠리를 타고 나타났다. 연매출 400조원의 도요타그룹을 이끌고 있는 도요다 아키오(56·사진) 사장이다. 전날까지 도요타 사장의 방한은 극비리에 부쳐졌다.

 “올해 첫 해외 방문지가 한국입니다.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때 도움을 준 한국민에게 감사하다는 말과 대지진을 통해 도요타는 다시 태어났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날아왔습니다.”

 2010년 미국 시장에서의 대규모 리콜사태,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을 연이어 경험한 아키오 사장은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말했다. 도요타 부활의 신호탄이 이날 발표한 신형 캠리다. 캠리는 1983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1400만 대 이상 판매됐으며, 이날 7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한국에 앞서 출시된 미국에선 지난해 12월 이후 기대 이상의 판매 호조로 3만3500여 대가 팔렸다. 한국에서는 6세대 캠리가 2009년 출시돼 지난해 2020대가 판매됐다. 아키오 사장은 간판 모델과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올해 첫 해외 출장지를 한국으로 정하고 ‘깜짝 방한’한 것이다.

 이날 선보인 뉴 캠리는 최상위 모델인 2.5 가솔린 XLE와 2.5 하이브리드 XLE 두 가지다. 이들 모두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된 것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발효를 노리고 도입됐다. 가격은 가솔린 모델이 지난해보다 100만원 내린 3390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은 4290만원이다.

 아키오 사장은 “뉴 캠리는 차를 만들고 싶어도 만들지 못하는 시기를 겪은 전 세계 30만 명의 도요타 직원의 강한 의지가 모여 만들어진 차”라며 “도요타의 대반격이 시작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고객이 미소를 지으면서 자동차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날 선보인 국내 출시용 모델에는 LG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장착했다. 또 초기 구매 고객에게 스마트 드라이빙 솔루션이 탑재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7.0 플러스를 제공한다. 가솔린 모델의 연비는 12.8㎞/L이고,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차량의 무게를 70㎏ 정도 줄이고 공기저항을 줄이는 디자인을 통해 연비를 23.6㎞/L로 끌어올렸다.

 도요타의 오카네 유키히로 수석엔지니어는 국산 승용차 중 경쟁 차종으로 현대차 그랜저를 꼽았고, 수입차 가운데서는 혼다 어코드를 지목했다.

이에 아키오 사장은 “내 생각엔 한국에서 뉴 캠리의 최대 경쟁 차종은 바로 전 세대 캠리 모델”이라고 말했다. 한국도요타 나카바야시 히사오 사장은 올해 캠리의 판매 목표에 대해 “지난해의 세 배 수준인 6000대”라며 “회사 전체로는 프리우스와 시에나를 합쳐 연간 1만 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고 밝혔다.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도요타 창업주 도요다 기이치로(喜日郞)의 장손자. 게이오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27세에 도요타에 입사했다. 해외 및 국내영업본부장을 역임한 뒤 2009년 6월 사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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