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2조6000억 해양플랜트 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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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짓는다. 삼성중공업은 일본계 호주 자원개발업체인 INPEX와 수주금액 2조6000억원 규모의 해양가스처리설비(CPF) 건조계약(LOA·계약자 선정 약정서)을 했다고 16일 밝혔다. CPF는 바닷물에 뜨는 해양생산설비의 일종으로 유전에서 가스를 생산·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CPF는 가로·세로 110m 크기에 상하부 구조를 합쳐 총중량이 10만t이다. 크기와 수주금액 모두 해양플랜트 중 역대 최고다. 조만간 세계 최대 해양플랜트로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LOA 이후 본계약을 할 때 추가 장비까지 포함하면 총수주 규모는 3조원에 이를 전망”이라며 “이는 3000만원짜리 중형 승용차 10만 대, 최신 스마트폰 300만 대를 일시에 수출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또 설계·구매·생산·운송 등을 일괄수주(EPC)하는 방식으로 계약함으로써 해양설비공사 수행 능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과 INPEX는 다음 달 본계약 서명식을 하고 내년부터 건조에 착수해 2015년 4분기에 인도할 계획이다. INPEX는 프랑스 토탈과 76 대 24 비율로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호주 북서부 200㎞ 해상 브라우즈 광구 안의 익시스 가스전 개발을 추진 중이다. 광구 개발에 투입할 예산은 약 340억 달러로 알려졌다. INPEX는 하루 10만 배럴의 콘덴세이트(천연가스로부터 추출한 특경질 원유)와 연간 천연가스 800만t, LPG 160만t을 생산해 일본과 대만 등지에 공급할 계획이다.

 일본 원전사고와 고유가로 LNG 수요가 늘면서 세계 각지에서 가스전 개발이 활성화하는 추세에 맞춰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 125억 달러 중 70%가량을 해양플랜트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노인식 사장은 “지난해 건조 착수에 들어간 세계 최초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설비(LNG-FPSO)에 이어 세계 최대 규모의 CPF 건조 계약으로 해양가스플랜트의 선두로 나섰다”며 “기술력을 축적해 세계 시장을 선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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