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4연승으로 시즌 15승

중앙일보

입력

박찬호(27.LA 다저스)가 파죽의 4연승으로 시즌 15승을 올려 개인 시즌 최다승 타이를 이뤘다.

박찬호는 4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서 8이닝동안 안타를 단 2개만 내주며 한 점도 허용하지 않고 호투, 6-1 승리를 이끌었다.

삼진은 6개를 잡아냈고 볼넷이 7개로 다소 많았지만 무실점 역투로 방어율이 3.45까지 좋아졌다.

이로써 박찬호는 98년 세웠던 자신의 시즌 최다승 기록인 15승을 시즌 종반에 달성, 개인 시즌 최다승 기록은 물론 노모 히데오(당시 LA 다저스)가 세운 메이저리그 동양인 투수 최다승(16승) 경신이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박찬호는 지난달 20일 뉴욕 메츠와의 경기 이후 4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는 상승세를 타고 있어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앞으로 많으면 6경기 가량 더 등판할 박찬호가 이런 추세를 이어간다면 팀내 최다승 투수는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 다승 및 방어율 순위에서 5위권 이내 진입이 가능하다.

이날 박찬호는 제구력이 흔들리며 최근 크게 줄었던 볼넷이 다시 많아졌으나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고비 때마다 박찬호는 낮게 깔리는 공으로 내야 땅볼을 유도해냈고 3차례 병살타를 끌어내 필라델피아 공세를 무력화시켰다.

'찬호 도우미' 개리 세필드가 1회 무사 1-2루에서 적시 안타를 쳐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잡고 있던 5회 박찬호는 선두타자 패트 뷰렐에게 볼넷을 내준 데 이어 말론 앤더슨도 볼넷으로 걸어내 보내 무사 1-2루의 역전 위기에 몰렸다.

토머스 페레스의 강한 타구가 투수 마운드쪽으로 뻗어나갔지만 박찬호는 이를 멋지게 걷어내 2루와 1루를 잇는 더블 플레이로 불을 껐다.

6-0으로 앞선 8회에도 선두타자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를 1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잡아내 추격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초반 투구수가 다소 많았던 박찬호는 중반에 투구수 조절이 잘돼 7회까지 107개만 던져 데뷔 이래 첫 완봉승까지 기대됐으나 8회에 안타 1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며 투구수가 131개에 이르러 9회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다저스는 5회 애드리안 벨트레의 솔로홈런에 이어 채드 크루터의 볼넷과 마크 그루질라넥의 적시타로 2점을 더한 뒤 6회 션 그린의 홈런이 터지면서 4-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박찬호는 7회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안타를 때린 뒤 세필드의 안타로 득점까지 올리는 등 공수에서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필라델피아는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박찬호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테리 애덤스를 공략, 1점을 만회했으나 마무리 제프 쇼에게 막혀 더 이상 점수를 뽑지 못했다.

박찬호는 오는 10일 새벽 4시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등판, 시즌 16승에 도전한다.(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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