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20승에 대한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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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시즌 15승을 따냈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몇 경기보다 구위가 약간 떨어졌지만 오히려 1점도 허용하지 않는 좋은 투구를 보여주었다.

박찬호가 오늘 승리를 따낸 것은 경기운영의 묘를 살린 덕택이다. 3회와 5회에 1-6-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깔끔하게 처리한 것이 돋보이는 첫 번째 원인이다.

투수 앞으로 오는 빠른 타구를 잡아서 병살로 연결시키는 것은 충분한 연습에 의한 결과이다. 두 번 모두 군동작이 없는 깔끔한 플레이였다.

두 번째로 4회와 6회 필라델피아 타선의 중심인 3번 스캇룰렌을 끼고도 3자범퇴로 고비를 쉽게 넘어간 것을 꼽을 수 있다. 5회 연속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허용한 것 외에 위기가 없었던점도 상위타선이 걸린 두 이닝을 잘 넘긴 덕분이다.

세 번째는 힘이 떨어지는 중반이후 팀타선의 지원이다. 1회 상대선발 로버트퍼슨의 난조를 틈탄 기회에서 1점이라는 찜찜한 점수로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간 박찬호가 5회초 위기를 넘기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이후 5회말 부터 벨트레와 션그린의 홈런 등이 터지며 박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박은 8회까지 131개의 공을 던지며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해 완봉승을 기대했지만 7개의 볼넷이 투구수를 증가시켜 9회 테리아담스에 마운드를 넘겼다. 하지만 박이 완봉이나 노히트노런을 노리기 보단 항시 다음경기를 생각하는 자세로 무리없는 행진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앞으로 박찬호는 5번의 추가등판이 기다리고 있어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 경우 20승 고지까지 바라볼 수 있게됐다. 15승 고지도 노련하게 점령하며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기대가 증폭되는 것도 사실. 최근의 4연승이 그 가능성을 충분히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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