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분 전쟁` 점입가경…돈 주고 구입 황당 사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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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북한 공중 화장실]

거름 할당량을 채우려는 북한 주민들의 `인분 전쟁`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인분 도둑을 감시하기 위해 감시 초소를 세우고, 돈 주고 인분을 구입하는 황당한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13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주민들에게 내려진 과도한 거름 생산 과제로 후계자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거름 생산을 감시하고 독려해야 할 간부들조차도 엄청난 과제에 놀라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올해 우리 집에서 바쳐야 할 거름양은 인분으로 계산해 2600㎏"이라며 "그나마 아이들이 인민학교에 다니고 있어 다른 집에 비해 거름 생산 목표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올해 거름 할당량을 1인당 최소 2t씩으로 정했다. 지난해 1인당 평균 1t의 두 배다. "사람이 한 해 동안 생존하는 데 2t 이상의 물과 식량이 소비된다"는 나름의 계산으로 인한 것이다.

‘먹은 게 없어 나오는 것도 없는’ 북한 주민들은 인분이 모자라 대신 가축 분뇨를 바친다. 가축 분뇨는 300㎏이 인분 100㎏으로 인정받는다. 이도 모자라면 돈 주고 인분을 산다. 양강도 소식통은 "동네 화장실이나 공장 화장실에서 다 모아도 할당량을 채우기 어렵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요즘 북한에선 인분 `시세`까지 생겼다. 현재 인분 1㎏가격은 북한 돈으로 30원이고, 가축 분뇨 1㎏은 10원이다. 어른 한 명 당 할당량이 2t이므로 할당량을 매입하려면 무려 6만원을 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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