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하나에 4천원…과일값 '금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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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과 나물 등 추석 제수용 농산물이 금 값이다.

추석이 예년에 비해 빨라 과일이 덜 익은데다 태풍 피해로 출하량이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의 경우 사과.배.밤 등 추석 차례용 과일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50% 가량 올랐다. 대구는 최고 두배로 껑충 뛴데 이어 계속 오르고 있다.

3일 부산 엄궁동 농산물센터에 따르면 밤 (1㎏)
은 3천5백원에 거래돼 지난해보다 66%, 배 (15㎏)
는 4만원으로 지난해보다 63%가량 올랐다.

사과 (15㎏)
는 4만3천5백원으로 24%정도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3일 대구 청과시장에서 신고배 (15㎏.상품)
는 5만6천원에 경매돼 1주일만에 20% 이상 올랐다. 지난해 보다는 87% 뛰었다.

조생종 사과인 '홍로' (15㎏.중품)
는 지난해 추석 때보다 28% 오른 4만6천원에 경매됐다. 홍로의 최상품은 상자당 10만원을 넘어섰지만 물량이 없어 거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단감 (15㎏)
은 7만~8만원선에 경매돼 지난주 보다 50%, 지난해에 비해서는 두배 정도 올랐다. 소매점의 배.사과 가격은 1개에 각각 4천원과 3천원까지 폭등했다.

대구 영남청과의 김태만 (金泰萬.경매사)
경매차장은 "잘 익은 과일 물량이 워낙 부족해 추석 직전엔 가격이 20%정도 더 오를 것" 으로 내다봤다.

또 고사리.도라지 등도 작황부진으로 지난해 보다 가격이 20~30% 올라 제수용 과일.과 나물류의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경남 마산.진주 원협의 경우도 사과.배가 반입량이 줄어 1주일 만에 평균 15% 이상 올랐다. 마산원협은 과일 출하량이 1주일 전에 비해 50% 줄었다.

경남도내에서 태풍으로 사과 1백25㏊, 배 3백57㏊, 단감 2㏊ 등 과수원 4백84㏊에서 낙과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경남도재해대책본부는 상처입은 과일까지 합치면 과수원 면적의 30% 정도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산원예협동조합 최진혁 (崔珍赫.35)
판매담당은 "태풍 영향으로 출하 물량이 줄고 추석을 맞아 수요가 늘면 단대목에 과일가격은 더 오를 전망" 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원협은 배 품질 관리를 위해 올 추석 시장에 덜 익은 신고배는 출하하지 않기로했다. 울산배 원협 공판장에는 8월 말부터 수확한 원황.황금배.장십랑.화산.풍수 등 조생종 햇배만 팔고 있다.

김상진.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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