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브레이크가 고장 난 궈원차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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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6강전> ○·궈원차오 5단 ●·박영훈 9단

제11보(149~165)=흑은 천신만고 끝에 귀는 잡았지만 중앙을 빵 때려주고 후수까지 잡아 바둑은 패색이 완연하다. 박영훈 9단은 “졌다”고 생각하고 포기상태에서 두어나가고 있다. 한데 궈원차오 5단의 행동이 수상하다. 승리가 확정된 상황인데도 계속 ‘승부’를 멈추지 않는다. 이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박영훈에게 기회를 줬다.

 우선 전보의 마지막 수인 백△, 이 수는 149 자리가 현실적이다. ‘참고도1’처럼 백1로 막고 흑2엔 3으로 지킨다. 수가 날 일도 없고 바둑은 깨끗한 백승이다. 150은 백△때 노린 수. 그러나 불안감을 준다. 149~151은 분명한 현찰인데 150~152는 부도날 수 있는 어음의 느낌이 강하다. 유리한 백이 왜 현찰 대신 어음을 찾는가. 이 점이 승부의 패턴에 맞지 않는다.

 멈출 줄 모르는 궈원차오가 153 때 또다시 강수를 뒀다. ‘참고도2’ 백1로 물러서도 백승인데 154로 꽉꽉 막아 한 집이라도 더 챙기자고 했다. 세상에 이렇게 고마운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절망적인 흑에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155, 159를 얻어낸 백이 이를 발판 삼아 상변을 향해 161, 163으로 맹렬히 쳐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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