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정찰기 이어 무인 수송헬기 등장…진화하는 무인기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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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병대 제1 무인비행대대 소속 무인 수송헬기 K-MAX가 지난달 17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남부 헬만드주에 있는 미군 기지 캠프 드와이어를 이륙해 물자 수송 임무에 나서고 있다. [캠프 드와이어 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미군이 애착을 갖는 무기는 무엇일까. 무인정찰기(드론)는 반드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포스트(WP)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 벌어진 드론 작전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하기 전인 2004~2008년 5년 동안 44차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9년부터 지금까지는 249차례나 된다. 드론 작전이 펼쳐진 국가도 파키스탄 한 나라에서 예멘·이란·이라크·아프가니스탄·소말리아 등으로 확대됐다.

성과도 많았다. 지난해 5월 이뤄진 오사마 빈 라덴 사살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파키스탄의 빈 라덴 은신처를 드론으로 수색·감시한 결과다. 지난 10월엔 무장한 드론의 폭격 공격으로 예멘에서 알카에다 고위 지도자 안와르 알올라키를 제거했다. 비록 최근 이란에서 추락사고가 나는 등 ‘실수’도 있지만 드론은 미군에 없어서는 안 될 무기가 됐다.

이제 미군은 또 다른 무인기를 실전에 내놨다. 바로 무인 헬리콥터다. 미군이 무인 수송헬기 K-MAX를 지난해 12월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AP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K-MAX는 작전 지역에 배치되는 미 해군 사상 최초의 무인 수송헬기다. 1990년대 나온 카만 항공의 유인 헬기 K-MAX를 2008년 군수업체 록히드마틴과 카만 항공이 무인기로 개조했다. 1기당 최대 3.1t의 화물 적재 능력을 갖추고 있다.

K-MAX는 자동으로 비행한다. 출격 전 주어진 임무가 기체 내 컴퓨터에 입력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행 도중 경로를 이탈하거나 적의 공격을 받을 경우 기지에서 바로 수동 조종으로 전환한다. 목표 지점까지 수송 물자를 싣고 가 물자를 낙하한다.

지난달 17일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의 전방 기지로 물품과 식량을 수송, 첫 실전 비행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20차례의 수송 임무를 수행하며 18t 가량의 전투식량과 병기 부품을 미군 기지에 보급했다.

미 해병대 제1무인비행대대의 카일 오코너 소령은 “아프간에선 병력 수송 중 도로에 매설된 급조폭발물(IED)로 인해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며 “무인 수송헬기는 이런 피해를 줄이게 할 것”으로 기대했다.

비용 감소 효과도 있다. AP는 “K-MAX를 한 시간 작전 수행하는 데 드는 비용은 1100달러(약 127만원)로 유인 수송헬기의 비용보다 몇 배는 적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은 시험 운용 상태다. 미군은 6개월간의 시험 기간이 끝나면 미군은 K-MAX를 정규 무기로 일선 부대에 배치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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