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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의 ‘사모님 창업’] 온라인 쇼핑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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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온라인 창업은 고객과 직접 대면하지는 않지만 꼼꼼함과 섬세한 소비자 감각이 필수적이라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잘 어울리는 분야로 꼽힌다. 보이지 않는 고객을 잘 응대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심리를 꿰뚫고 있어야 하는데 여성들은 소비 경험이 많아 아이템 선정에 유리하다. 특히 생활 속에서 잘 알고 있고 자신감 있는 특화된 아이템으로 도전해 보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2009년 2월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해 현재 월 1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지향희(46·도그쿡 대표)씨. 1남1녀를 키우는 평범한 주부였던 그가 사업가로 나서게 된 계기는 키우던 강아지가 피부병을 앓게 되면서였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방부제와 화학첨가물이 없는 천연 건강식을 먹이면 병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북어·닭가슴살·단호박·고구마 등 천연재료를 이용한 건강 간식을 만들어주기 시작했다. 인터넷 애견동호회 회원이었던 지씨는 자신이 만든 간식을 인터넷 카페에 올렸다. 동호회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수제 간식에 대한 반응이 생각보다 폭발적이라고 판단한 지씨는 2008년 의류쇼핑몰을 운영하던 동생과 본격적인 사업 구상을 시작했다. 좀 더 꼼꼼한 시장조사를 위해 애견왕국이라고 불리는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다. 오사카에 있는 10층 규모 애견타워를 방문해 구석구석을 돌며 다양한 종류의 사료와 간식을 조사한 뒤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또 애견을 키우는 지인들을 초청해 직접 만든 사료 다섯 가지와 애견케이크, 애견피자 등 아이디어 상품 시식회를 열었다. 모두들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식회 후 남편도 사업에 확신을 갖게 됐는지 선뜻 쇼핑물 구축에 투자해 주겠다고 나섰다. 작업장 보증금 2000만원과 쇼핑몰 제작비 5000만원을 합해 모두 7000만원을 투자했다.

 온라인 사업은 마케팅이 중요하다. 홈페이지(www.dogcook.co.kr) 오픈 당시 지씨는 신청 고객에 한해 사료 샘플을 한 달간 무료로 나눠줬다. 또 오픈이벤트로 ‘반려동물이 행복해지는 도그쿡 쿠킹스토리’란 코너를 만들어 한 달 동안 조리 과정을 회원들에게 공개했다. 또 쇼핑몰과 블로그를 통해 체험단을 모집하고 애견 푸드 제품 만드는 법을 직접 교육했다. 재구매율을 높이기 위해 기존 고객들에게 사은품 행사나 이벤트 행사 안내 메일을 보냈고, 구매 금액에 따라 사은품을 줬다. 그 결과 오픈 후 하루 100명씩 가입 수가 늘었다.

 창업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지씨는 매일 하루 4~5시간 블로그 마케팅을 거르지 않는다. 온종일 컴퓨터와 씨름하다 보니 팔에 무리가 와 병원 신세를 진 적도 있다. 쇼핑몰이 살아있다는 생동감을 주기 위해 지금도 하루 2~3개씩 포스팅을 한다.

 현재 지씨의 쇼핑몰 방문자 수는 하루 1000명 선. 회원 수는 2만 명에 달한다. 주고객은 애견주와 애견카페 운영사업자들이다.

 지씨의 쇼핑몰은 오후 2시까지만 주문을 받는다. 2시 이후 주문은 다음 날로 넘어간다. 최대한 신선한 식품을 배달하기 위해 그날 주문량에 맞춰 수제 애견 사료를 만들기 때문에 재고량은 ‘제로’다. 8000원 선의 ‘오리 가슴살 육포(80g)’와 1만원 선의 ‘프리미엄 수제사료(1㎏)’가 지씨 쇼핑몰의 인기상품이다. 또 1만5000~3만원 정도인 이벤트용 케이크 제품도 매출을 올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고구마·단호박·보리 가루로 반죽해 양고기·오리고기 등 저칼로리 육류를 넣어 만든 ‘양고기케이크’ ‘오리고기 건강 케이크’ ‘소고기단호박케이크’ 등이다.

 지씨는 현재 여동생을 포함해 직원 4명과 함께 일하고 있다. 아침 7시부터 재료 반죽을 하고, 찜기와 압축기로 모양을 낸 뒤 검수를 하고 포장작업까지 완료하려면 작업 시간은 10시간이 넘게 걸린다. 월 매출은 1억원이지만, 원재료비와 인건비가 많이 들어 아직 이익은 많지 않다는 게 지씨의 말이다.

 지씨처럼 자신의 생활 경험을 활용해 온라인 창업에 도전하는 주부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시장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섣부른 창업은 금물이다. 인터넷 고객과 시장의 특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아울러 컴퓨터 관련 교육을 통해 웹디자인이나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초 지식을 가지고 창업하는 게 유리하다. 고객에게 항상 새로움과 신선함을 주는 역동적인 사이트 관리를 위해서는 매일매일 성실하게 관리해야 한다. 특히 인터넷상에서는 불만 고객 한 명이 큰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오프라인보다 훨씬 더 고객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쇼핑몰의 거래는 온라인에서 이뤄지지만 오프라인상에서 제품을 구입하거나 제조하고 배송하는 일도 만만치 않으므로 전체적인 작업공정을 꼼꼼하게 관리해야 성공할 수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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