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8표 차 … 롬니 대세론 힘 받고, 샌토럼 ‘다크호스’ 뜨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3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2위를 한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 부인 카렌이 지켜보는 가운데 손을 흔들고 있다. [디모인 AP=연합뉴스]

8표. 3일 밤(현지시간) 끝난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1위인 밋 롬니(65)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2위 릭 샌토럼(54) 전 상원의원 간 표 차다. 롬니는 3만15표(24.55%)를, 샌토럼은 3만7표(24.54%)를 얻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사상 최소 표 차이다. 1936년 사우스다코타 프라이머리(일반인도 참여하는 예비선거)의 257표를 경신했다.

 아이오와 코커스가 남긴 건 기록뿐만이 아니다. 2012년 아이오와 코커스를 관통한 키워드는 ‘당선 가능성(electability)’, 즉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맞서 이길 본선 경쟁력이었다. 그런 만큼 롬니의 대세론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롬니는 개표 후 연설에서도 철저하게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실업률로 대표되는 경제, 이란 핵 문제를 일일이 거론한 뒤 “실정(失政)을 바로잡고 백악관을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나는 변화를 주장하기보다 미국의 기본 정신인 자유·헌법·기회에 충실하겠다”며 4년 전 변화를 내걸고 당선한 오바마를 꼬집었다.

 하지만 롬니가 연설에서 “오바마를 단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며 강조한 본선 경쟁력은 그의 자산이면서 부채이기도 하다.

 지난해 8월 이후 여론조사에서 그는 공화당 후보들 중 3위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는 유일한 후보다. 꾸준하고 안정된 후보란 의미다. 반면 이 기간 중 다섯 차례에 걸쳐 1위가 바뀔 만큼 롬니의 본선 경쟁력은 의심받아 왔다. 하버드대 로스쿨과 비즈니스 스쿨을 동시에 수료한 그는 기업인 출신의 정치인이다.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뒤 94년 정계에 입문했다. 자동차 회사를 경영한 부친 조지 롬니가 미시간 주지사를 지냈고, 모친은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만큼 명문가 출신이다.

 이런 이력은 그를 온건 보수론자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하지만 오바마의 맞상대로 강력한 보수 후보를 원하는 공화당 유권자에겐 양에 차지 않았다. 모르몬교도라는 것도 큰 약점이었다. 그래서 기독교 복음주의가 강한 아이오와 코커스보다 두 번째 열리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선거운동을 집중했을 정도다.

4년 전에도 그는 아이오와에서 마이크 허커비에 이어 2위를 했다. 그런 만큼 이번 아이오와에서의 승리는 값지다.

 반면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지지율 4%였던 샌토럼 후보는 무서운 상승세로 25%를 차지해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58년생인 샌토럼은 공화당 후보 중 가장 젊다. 변호사 출신으로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어떤 형태의 낙태와 동성애에도 반대하는 원칙주의자다. 7명의 자녀를 뒀을 정도로 가족의 가치를 중시한다. 스스로 ‘젊은 보수’를 주장하는 그는 개표 후 연설에서도 “삶의 위엄과 존엄성”을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테러와의 전쟁을 지지하고 불법 이민에 단호하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 보수언론인 폭스뉴스의 해설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샌토럼은 2일 밤 유세에서 “지난 서너 달간 들어온 후원금보다 최근 사나흘간 들어온 후원금이 많다”고 말할 만큼 바람을 타고 있다. 다만 롬니의 대안 후보로 인정받기 위해선 남은 경선에서 아이오와 돌풍을 이어가야 한다.

 롬니·샌토럼에 이은 또 다른 승자는 21%로 두 후보에 불과 4%포인트 뒤진 론 폴(텍사스) 전 하원의원이다.

2012 미국 대선
아이오와 코커스 3만15표 vs 3만7표 … 공화당 역대 경선 최소 표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