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당 3달러’에 목매는 정유업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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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호르무즈해협에서의 미국-이란 간 갈등 탓에 국내 정유업체들이 긴장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이란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조짐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전체 원유 수입량의 9.6%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다. 이 중 SK에너지가 일평균 9만~10만 배럴로 이 회사 수입량의 10% 정도, 현대오일뱅크가 7만 배럴로 20% 정도를 차지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재로선 사태를 지켜보면서 정부의 대응과 보조를 맞추되 수입 지역 다각화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란산 원유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 다른 지역산 원유와 비교해 배럴당 3달러 이상 싸다. 수입지역을 변경하려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수입단가가 배럴당 3달러 증가하면 연간 400억원 정도의 초과 비용이 소요된다.

 주정빈 석유협회 홍보실장은 “다른 다양한 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한다 해도 전반적인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을 국내 정유업계가 피할 수는 없다”고 예상했다. 신뢰를 바탕으로 장기 계약하는 원유 거래 관행도 발목을 잡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2월 인도분은 전거래일보다 4.13달러(4.2%) 오른 배럴당 102.9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3.96달러(3.7%) 상승한 배럴당 111.34달러 선에 거래됐다.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은 1.02달러(0.97%) 오른 배럴당 105.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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