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의 저평가상태, 3분기 이후 해소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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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호전·금리안정 불구, 무기력한 주식시장

상장기업의 반기순이익이 11.3조원(금융업, 관리대상 및 워크아웃기업 제외)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금리도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 8%를 밑돌아 안정을 지속하고 있다.

기업실적이 좋고 금리가 안정되어 있다면 이론적으로는 주식투자에 가장 좋은 환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무기력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오히려 연초이후 사상최저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기업이익이 좋고 금리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는 때는 향후 경기침체가 예상돼 기업이익이 축소되거나 금리상승 등으로 기업의 도산위험이 커지는 경우다.

그러나 수출과 설비투자가 주도한 이번 2분기 경제성장을 분석할 때 짧은 기간내에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예상되지는 않는다. 또한 기업의 자금수요 감소와 어음부도율의 안정을 볼 때 금리의 지속적인 안정과 신용경색의 완화가 예상된다.

결국 현재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는 이유는 경제 외적인 수급요인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상증자 등 공급물량 증가, 주가상승의 걸림돌

수요측면에서 보면 투신권이 주식 투자자금 사정이 좋지않아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다는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연초이후 투신권은 거래소시장에서 7.3조원, 코스닥 시장에서 1조원이상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물론 그동안 외국인의 순매수가 13조원에 달해 투신권의 순매도를 보전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대규모 유상증자와 기업공개물량의 증가로 공급도 증가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급은 불균형을 이룰 수 밖에 없다.

거래소 시장은 작년 35조원이 넘는 규모의 유상증자와 기업공개가 지금까지 물량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금년 들어서만 5.4조원(리타워텍 외자유치 제외)의 물량이 공급됐다.

공급물량 증가가 1년에서 1년 반정도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을 감안하며 주가조정은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구조조정 리스크·공모가 거품, 침체 부추켜

다음은 구조조정으로 투자자들이 느끼는 투자위험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자금시장이 왜곡되고 있는데서 주가침체의 요인을 찾을 수 있다.

거래소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대부분의 기업은 상대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97년 이전부터 은행 및 금융기관과 거래가 많은 기업들이다. 당연히 금융기관 및 금융시장 구조조정에 대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구조조정에 따라 주가가 변동할 수 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은행의 예금은 리스크가 '0'이다. 아직까지는 예금이 전액 보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될 수록 은행에 돈이 몰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코스닥 시장에는 공모가격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상태에서 기업이 공개되는 심각한 제도적인 문제점이 있다.

또한 주식형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의 만기가 6개월 내지 1년에 그쳐 펀드매니저는 항상 주식시장의 뒷북만 칠 수 밖에 없고 그에 따라 펀드수익률이 낮아 지는 것도 주식시장의 기관화를 더디게 하는 문제점이다.

반등 여건 무르익어…본격 상승시점 3분기 이후

이제는 2단계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있다. 금융기관에 추가적 공적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며 현대그룹도 만족할 만한 주순은 아니지만 현대차를 계열분리하는 등 자구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투신궈의 주식형수익증권 수신고 감소도 둔화되고 있어 투신권의 순매도도 감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락하던 엔화가치도 다시 상승하고 있어 향후 대외수출경쟁력이 개선될 전망이다. 더구나 1년을 넘게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이미 조정기간과 조정폭 측면에서 주가반등의 여건은 충분히 만들어져 있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3분기가 지나고 나면 주가가 다시 상승반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주가하락으로 허탈해진 투자자들의 마음을 추스리고 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주가가 저평가되는 상황을 차단하기위해선 제도적인 뒷받침이 시급하다.

주가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우리나라 기업을 모두 사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IMF이전 외국인의 국내주식 보유비중은 20%에 그쳤지만 이제는 30%를 웃돌고 있다. 보유비중에 제한이 있는 공기업을 제외하면 삼성전자(56.5%), 현대전자(43.2%), 현대차(33.7%)등 우량기업은 모두 외국인이 최대주주다.

국내시장이 외국인들만의 잔치가 되지않도록 기업가치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를 빨리 회복시키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할 수 있으며 이는 상당부분 정부의 몫이다.

세종증권 리서치센타 투자전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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