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가격의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23일(이하 현지시간) 현재의 유가수준이 너무 높으며 유가를 배럴당 20달러대 초반이나 중반으로 떨어뜨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상품시장의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는 이날 미국의 석유재고량이 지난주에 또다시 크게 줄었다는 미국석유연구소(API)의 발표에 따라 전날보다 배럴당 80센트 오른 32.02달러에 마감됐다.
런던석유시장의 10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이날 한 때 31.18달러까지 뛰었다가 전날보다 76센트 상승한 30.69달러로 폐장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기준유가 역시 22일 28.54달러를 기록, 개장일 기준으로 9일 연속 28달러선을 넘어섰다고 빈에 있는 OPEC사무국이 23일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난주 미국의 석유재고량이 780만배럴 감소, 약 24년만에 최저인 2억7천970만배럴 수준으로 줄었다는 API의 발표에 따라 유가가 더욱 올랐다고 분석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최근의 국제 원유가는 너무 높은 수준이며 경제성장을 지탱하려면 배럴당 20달러대 초반이나 중반으로 떨어뜨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에 OPEC회원국인 나이지리아를 방문하는 클린턴 대통령은 올루세군 오바산조 대통령과 OPEC의 산유량 수준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OPEC의 증산에는 어느 회원국이 추가로 생산할 여력을 갖고 있느냐를 알아내는 문제가 뒤따르고 있다고 말하고 "잉여 생산설비가 있는 곳을 찾는 것은 결국 OPEC회원국들의 증산 여력이 있는가의 문제와도 결부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가가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OPEC회원국들에 대해 유가가 너무 오르면 다른 나라들의 경기 침체를 유발해 결국 산유량 감축이 불가피해진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카이로=연합뉴스) 이도선.이기창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