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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상반기 은행 수익성 호전

중앙일보

입력

올 상반기 국내 은행이 예금.대출과 유가증권 투자나 외환거래 등에서 얻은 순이자수익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저축성 예금이 크게 늘어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은 오히려 줄었지만 지난해 부실채권을 대부분 정리한 데 힘입어 대손충당금 적립부담 등 비용이 더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은행별로는 서울.외환.한미은행과 광주.제주은행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반면 나머지 은행은 모두 흑자로 전환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이 23일 발표한 '일반은행의 2000년 상반기 이자부문 수익성' 에 따르면 원화예금의 예대마진은 지난해 상반기 3.62%포인트(잔액기준)에서 올 상반기엔 3.35%포인트로 줄었다.

은행간 예금유치 경쟁으로 대출금리는 올리지 못한 반면 시장금리형 예금은 늘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부실채권 정리와 그동안의 인원감축 등 꾸준한 구조조정 덕택에 대출금을 떼일 위험에 대비해 쌓는 충당금 적립률과 운영경비율이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이를 반영한 실질 순이자 마진은 1998년 -0.44%포인트에서 지난해 -0.76%포인트로 확대됐다가 올 상반기엔 0.52%포인트로 흑자 전환됐다.

은행별로는 평화은행이 부실채권을 해외매각한데 힘입어 2천1백18억원의 대손충당금이 이익으로 전환돼 실질 순이자 마진이 4.5%포인트에 달해 가장 높았다. 제일.국민.주택.신한은행도 1%포인트가 넘었다.

반면 한빛.서울.외환.한미은행은 실질 순이자 마진이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방은행 가운데서는 광주.제주은행이 각각 -0.33%포인트와 -0.56%포인트로 적자를 기록한 반면 나머지 은행들은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금감원 정용화 경영정보실장은 "그동안 은행 수익성 분석은 예대마진으로만 따져왔으나 은행의 유가증권 투자나 외환거래 비중이 높아져 올해부터 이를 모두 반영한 실질 순이자 마진으로 은행의 이자부문 수익성을 평가하기로 했다" 며 "이 지표는 은행의 모든 영업활동을 포괄하기 때문에 은행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주요 잣대가 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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