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싸움 된 ‘휴대전화 실종 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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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김진애 의원(左), 노웅래 전 의원(右)

서울 마포경찰서는 김진애(59·비례대표) 민주통합당 의원이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주운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점유이탈물 횡령)로 노웅래(55) 전 민주당 의원 선거사무소 관계자 강모(4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김 의원이 12월 20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자원봉사자대회에 참석했다가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주운 뒤 9시간 동안 돌려주지 않은 혐의다.

 김 의원은 사건 당일 오후 2시 마포구청 강당에서 열린 자원봉사자대회에 노웅래·김유정(민주당), 강승규(한나라당) 의원 등과 참석했다. 30분 뒤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사실을 안 김 의원은 보좌관에게 휴대전화를 찾아보라고 했다. 보좌관은 김유정·강승규 의원으로부터 “노 전 의원이 김 의원이 자리를 비웠을 때 바닥에서 주운 휴대전화를 들고 ‘이 전화 누구 거죠’라고 묻더니 주머니에 넣더라”는 얘기를 들었다.

 김 의원은 오후 3시쯤 이 소식을 전해 듣고 노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지 않자 ‘휴대전화를 돌려달라’는 메시지도 남겼지만 답이 없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6시30분 지역구 행사에서 노 전 의원을 다시 만나 “휴대전화를 주웠다고 들었다. 돌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노 전 의원은 “김 의원 것인지 몰랐다”며 “강씨에게 마포구청에 갖다 놓으라고 했다”고 했다.

 김 의원 측은 즉시 마포구청으로 갔지만 휴대전화를 맡긴 사람은 없었다. 이에 김 의원이 직접 마포서에 들러 도난 신고를 했고, 노 전 의원 측은 뒤늦게 경찰서에 휴대전화를 맡겼다. 김 의원 측 보좌관은 “통화 내역이나 문자 메시지까지 다 볼 수 있어 빨리 돌려달라고 했는데도 일부러 발뺌했다”며 “흐지부지 끝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의원은 “일정 때문에 강씨가 휴대전화를 늦게 전달했다” 고 말했다. 두 사람은 서울 마포갑의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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