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김동욱, 오리온스의 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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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김동욱

프로농구 오리온스의 김동욱(31·1m94㎝)이 트레이드의 ‘아픔’을 ‘도약’으로 삼고 있다.

 김동욱은 지난해 12월 2일 삼성에서 오리온스로 트레이드됐다. 대신 김승현이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김동욱은 큰 충격을 받았다. 당초 삼성이 “김동욱은 트레이드 대상이 아니다”고 했기 때문이다. 김동욱은 “트레이드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이어 그는 “대학 시절 방황도 하고 부상도 있었는데,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이 뽑아줘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삼성에 애착이 많았다”며 아쉬워했다.

 김동욱은 올 시즌 삼성에서 20경기를 뛰며 경기당 11.5점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기록이지만 지난 시즌 프로 데뷔 후 처음 주전으로 뛰며 경기당 14.4점을 올린 것에 비하면 부진했다. 김동욱은 “삼성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면 트레이드는 없었을 것이다. 오리온스로 온 것이 큰 동기 부여가 됐다”고 했다.

 김동욱은 독을 품었다. 그는 “초심으로 돌아갔다. 슛 연습을 삼성에서보다 두 배로 하고 있다”고 했다.

 김동욱은 오리온스 이적 후 13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14.4점을 기록했다. 이적 전에 비해 평균 득점이 3점 정도 높아졌다. 오리온스도 김동욱 효과를 보고 있다. 내·외곽 공격이 모두 가능한 김동욱이 합류해 공격 옵션이 늘었다. 오리온스는 김동욱이 합류한 뒤 5승8패(이전 3승17패)를 기록 중이다.

 수비 기여도는 더 높다. 특히 자신보다 키가 큰 선수들을 잘 막는다. 골 밑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버티는 힘이 뛰어나서다. 12월 31일 KCC와의 경기에서 김동욱은 자신보다 27㎝나 큰 하승진을 12점으로 막았다. 정통 센터가 없던 오리온스에 김동욱은 천군만마와 같다.

 추일승(49) 오리온스 감독은 “최근 팀 성적이 좋아졌는데 일등공신은 김동욱이다. 공수에서 팀 공헌도가 높다”고 했다. 당초 포인트가드 영입을 원했던 추 감독은 “(김)동욱이는 득점력은 물론 패스 기술과 경기 조율도 뛰어나다. 포인트가드를 데려온 것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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