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역흑자 333억 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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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시장이 막히면 신흥 시장을 뚫고, 정보기술(IT)이 주춤하면 석유화학·자동차가 치고 나가고….

 지난해 우리 수출의 ‘선방 공식’이었다. 수출 지역과 품목 다변화가 그 핵심이다. 하지만 올해는 그 효과도 좀 무뎌질 전망이다.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뚝 떨어지는 등 감속이 불가피할 것이란 게 정부의 예상이다.

 1일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우리 수출액이 전년보다 19.6% 늘어난 5578억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수입은 23.3% 증가한 5245억 달러였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33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재정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 증가율은 5.5%에 그쳤다.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했던 미국(13.1%)이나 긴축정책의 여파를 받은 중국시장(15.7%)에서도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더뎠다.

하지만 아세안(35.4%) 등 신흥 시장으로의 수출이 활기를 띠고, 대지진을 겪은 일본(41.3%)에서도 선전하며 그 공백을 메웠다. 세계 정보기술(IT) 경기가 바닥권으로 진입하면서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1.1%)·무선통신기기(-1.4%)·액정디바이스(-7.1%) 등은 부진을 이어갔다. 대신 석유제품(63.9%)·철강(35.2%)·일반기계(28.0%)·자동차(27.9%)·선박(15.1%) 등이 선전했다.

 하지만 올해는 여건이 더 녹록지 않다. 소비심리 위축이 시차를 두고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도 파급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도 점차 커지는 양상이다. 이날 지경부는 올 수출 전망치를 지난해보다 6.7% 증가한 5950억 달러로 제시했다. 무역흑자 규모도 지난해보다 24.9% 줄어든 250억 달러 수준으로 내다봤다. 지경부 안병화 수출입과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수출시장의 경쟁도 심화되면서 수출입 증가율이 둔화될 전망”이라면서 “다만 하반기부터 불안이 다소 진정되고,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도 가시화되면서 점차 회복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형태를 띠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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