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주식 1주 샀는데 … 호텔 최대 70% 싸게 다녀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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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주말만 되면 스키장을 찾는 스키 매니어에겐 강원랜드 주식이 큰 관심거리다.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 같은 기대감 때문이 아니다. 이 주식을 딱 한 주만 가지고 있어도 강원랜드에서 운영하는 하이원리조트의 각종 서비스를 싸게 이용할 수 있어서다.

 강원랜드는 보유 주식 수와 관계없이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들에게 호텔·콘도는 20~70%, 리프트·렌털은 30~50%를 할인해 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비수기나 주 중엔 할인폭이 더 크다. 2007년부터 주주를 우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들이다.

 듀오백코리아도 주주들을 대상으로 매년 2~4월 제품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올해로 7년째 진행돼 온 이 행사는 주주들에게 인기 제품을 최대 35%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역시 한 주만 보유해도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1년 이상 주주 자격을 유지하면 할인쿠폰을 더 많이 주는 식으로 장기투자자를 우대한다.

 강원랜드의 주가가 2만8150원(23일 종가 기준), 듀오백코리아의 주가가 3875원인 점을 감안하면 본전 이상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시세 차익은 덤이다.

 올해 안에 해당 기업의 주주가 되려면 주주명부 폐쇄 이틀 전인 27일 오후 3시까지 주식을 사면 된다. 다만 강원랜드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최소 거래 단위가 10주다. 한 주만 사려면 26일 시간 외 거래에서 사야 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증시가 끝나기 전에 사기만 하면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연말에 단주 매입에 나서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이런 주주 우대 제도는 해외에서는 제법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혜택만 누린 뒤 바로 주식을 팔아 버리는 ‘얌체’(?) 주주 때문에 아직 정착되지 못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008년 주주들에게 플래티넘 카드 연회비 12만원을 면제해 주는 등의 주주 우대 프로그램을 도입했지만 남용하는 주주들이 늘자 올해 이를 축소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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