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암행어사 출두요"…인터넷 소비자운동 깃발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사이트 '불만공화국' 에서는 이상한 싸움이 한달째 진행중이다.

이 사이트의 핫이슈 코너에 최근 "가짜 상품 판 바이엔조이에 주는 충고-침묵에 대한 5가지 공개질문" 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국통신 인터넷쇼핑몰 바이엔조이(http://www.buynjoy.com)에서 가짜 구치 허리띠를 팔았다는 게 불만공화국의 주장. ' 지난달 10일 한 네티즌이 "바이엔조이에서 산 구찌 허리띠가 가짜" 라는 글을 올리면서 논쟁이 시작됐으나, 바이엔조이측이 분명한 답을 하지 않아 연일 사이버공간을 달구고 있다.

또다른 인터넷 사이트인 가이드클럽에 개설된 '최악의 상품코너' 에는 "코엑스몰의 터무니없이 비싼 주차료를 고발합니다.

10분당 1천원하는 주차료 때문에 너무 화가 나요" 라는 글이 게시돼 있다. 코엑스몰 주차장의 비싼 주차료에 놀란 네티즌이 이를 항의한 글이다.

그러자 많은 네티즌들이 공감을 표시하면서 "코엑스몰 주차장을 이용하지 말자" 는 글을 올렸다.

소비자운동의 물결이 사이버 공간에서도 활발하다.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권익을 향상시키려는 소비자운동이 닷컴시대에 맞게 인터넷에서 꽃피는 것. 인터넷의 편리함 때문에 예전 같으면 조용히 묻혀버렸을 이슈가 확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비자운동 사이트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취합, 기업에 시정을 요청하는 등 '제3의 힘' 으로 온라인에서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

◇ 소비자 불만을 대변하는 사이트〓네티즌들이 상품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한 뒤 느낀 불만을 올려 놓은 곳이 불만사이트다.

단순히 불만만 모아놓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에 불만사항을 전달하고 시정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소비자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사이버소비자협의회.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불만을 접수하는 47개 민간기업.단체가 가입한 연합사이트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모아 해당 기업에 항의해 시정토록 하는 것이 목표다.

협의회를 주도하는 '함께 하는 시민행동' 의 정성훈 팀장은 "온라인 소비자운동은 오프라인에서와 같은 번거로운 절차없이 인터넷으로 바로 소비자불만을 접수하고 시정을 요청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 소개했다.

불만공화국.가이드클럽.노피니언즈닷컴.소사모(소비자사랑모임) 등은 민간차원의 소비자불만 사이트. 이들은 최악의 상품코너.상품비판.기업비판 등을 개설, 소비자 불만사항 등을 사이트에 올려 놓는다.

접수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해당 기업에 시정을 요청하고, 문제가 해결되면 제보자에게 문화상품권 등을 선물로 주기도 한다.

◇ 서비스를 비교.평가하는 사이트〓네티즌들이 특정 제품을 쓴 후 또는 서비스를 받은 뒤 이용소감을 올려 놓는 사이트. 이보이스.엔토크.가이드클럽.웹유저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불만 대신 사용 소감을 올려놓기 때문에 네티즌들 사이에서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강력한 여론을 형성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 사이트에는 휴대폰.컴퓨터.향수.자동차.쇼핑몰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이용자들은 이 코너에 해당 제품의 만족도를 공개적으로 올린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 사이트를 통해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보이스 김승모 팀장은 "이같은 평가 사이트는 소비자 의견을 모아 공개함으로써 기업들에게 간접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의 개선을 촉구하는 역할을 한다" 고 설명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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