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차관급·부이사관 3인의 기이한 인연]

중앙일보

입력

11일 차관급 인사에서 한자(漢字)까지 똑같은 2명의 김병일(金炳日)차관(급)이 탄생했다.

이들 두 사람은 옛 경제기획원(EPB)에서 10여년간 한솥밥을 먹으며 근무한 경험까지 같을 정도다.

둘 중에 선배는 행시 10회인 김병일 신임 기획예산처 차관. 기획예산위원회 사무처장과 조달청장을 거쳐 친정으로 복귀했다.

그보다 행시 한해 후배인 김병일 신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연세대 경제학과 4학년 재학 중 행시에 합격, 공정위 주요 국장과 사무처장을 역임했다.

김병일 부위원장의 경우 행시 10회 시험을 1차까지 치렀다가 준비부족으로 2차시험을 포기했는데, 행시 합격자 명단에 한자까지 똑같은 '김병일' 이 나오는 바람에 고향사람들이 金부위원장의 '합격' 을 축하하는 마을잔치까지 벌였다고 한다.

나중에야 합격자가 동명이인(김병일 차관)이었음을 안 金부위원장의 부친은 "이미 마을잔치를 했으니 어쩌겠는가. 내년에는 꼭 합격하라" 고 아들에게 당부했고 그는 부친과의 약속을 지켰다.

또한 두 사람은 승진이나 인사이동할 때마다 각기 다른 사람으로 오인한 축하전보.편지가 속출, 3분의1 정도는 나중에 다른 '김병일' 에게 돌려줘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는 후문.

한편 두 차관급 인사와 이름이 같은 경제부처 고위 관료가 또 있다.

재정경제부에서 제2건국위원회에 파견된 김병일(金炳一)국장이 주인공인데, 金국장도 지난해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행시 18회의 金국장은 다른 두 명의 김병일 차관(급)과 함께 경제기획원에서 함께 근무하기도 했다.

이들 3인의 '김병일' 은 가끔 식사를 함께 하며 기이한 인연을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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