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우즈 PGA챔피언십 코스 사전 답사

중앙일보

입력

“호랑이가 켄터키로 달려간 까닭은?”

이번주 세계 최고 권위의 주간지 ‘타임’의 표지모델로 등장한 타이거 우즈(24)가 올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 개막(17일)을 열흘 가까이 앞둔 8일 전격적으로 대회 현장에 도착,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통상 빨라야 1주일전에 코스에 모습을 나타내는 전례에 비추어볼때 우즈의 이같은 ‘돌출행동’은 갖가지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 더구나 자신의 스폰서 회사이기도 한 뷰익오픈(10일 개막)에 출전하기 위해 플로리다주에서 미시간주 그랜드 블랑으로 가던 중이었다.

타이거는 소나기가 내리는 악천후속에 대회장소인 중부 켄터키주 루이빌의 밸핼라 클럽에 도착, 18홀을 번개처럼 돈뒤 사라졌다.

세계 랭킹 1위인 젊은 골퍼는 이날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와 애인 조앤나 자고다만을 대동한채 예고도 없이 이 클럽의 프로인 브라이언 개프니와 ‘도둑 골프’를 친 것. 이 클럽의 마이크 몬태그 지배인은 “우즈는 클럽하우스에도 들르지 않은채 바로 10번홀에서 플레이를 시작했다.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어리둥절 하는 사이 그는 경기를 마치고 떠나버렸다.”

운좋게 우즈의 경기 장면을 목격한 몇 안되는 갤러리(?)들은 “우즈는 대부분의 홀에서 여러개의 볼을 때리며 코스를 연구했으며 그린이 어렵고 특히 러프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클럽 창시자로 뒤늦게 소식을 듣고 허겁지겁 현장에 도착한 드와이트 감은 우즈의 연습 라운딩을 비디오에 담은뒤 “우즈 일행은 카트를 탄채 코스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녔다. 심지어 카트 진입이 금지된 곳까지 가려고 했지만 말릴 생각은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파 5(600야드)인 7번홀에서 드라이버샷후 2번 아이언으로 그린을 오버 시킨 괴력의 장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감탄했다.

코스 관계자들은 대회개막전 우즈가 언젠가 ‘당연히’ 이곳을 방문할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급작스럽게 방문할지는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비가 내린 관계로 타이거는 평소보다 볼을 길게 날리는 편이었으며 특히 평소 그다지 많이 쓰지 않던 5번 아이언을 자주 꺼내 210야드씩 볼을 날렸다. 그러나 퍼팅은 그린 빠르기만 대충 체크한뒤 형식적인 연습에 그쳤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우즈는 단 한번도 이 코스를 경험한 적이 없으며 올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에서 대미를 장식하고 싶은 욕망에 답사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새천년 메이저 3관왕에 오르기 위해 약간 설레인 상태라는 것.

우즈는 벼락 라운딩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뷰익오픈 출전을 위해 현장을 떠나 디트로이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몬태그는 우즈 일행을 배웅한뒤 “마치 벼락에라도 맞은 기분이지만 기분은 최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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