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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영정을 ‘태양상’ 호칭 … 사후 우상화 작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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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정일 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 비치된 김정은 명의의 조화.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일 사망 발표 사흘째를 맞으면서 북한 매체들의 김정일·김정은 부자에 대한 찬양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영정과 추모소를 전국 곳곳에 설치하는 등 일반인들의 조문 열기를 높이기 위한 조치들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21일 일제히 “김정일은 자애로운 어버이, 인간사랑의 최고 화신이었다”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앞길을 찬란한 영도의 승리로 이끌어준다” 등의 찬양 문구를 쏟아냈다. 이들은 김정일과 김정은을 함께 언급하며 ‘유훈(遺訓) 통치’와 ‘백두산 혈통’을 강조했다.

 특히 김일성 사망 때와 마찬가지로 김정일의 대형 영정을 ‘태양상’이라 일컬으며 사후 우상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국에 김정일의 동상이 2~3개밖에 없어 조문객들이 김일성 동상으로 몰려가는 점을 감안해 전국의 협동농장과 학교 등에 영정과 추모소를 급히 설치했다. 북한 매체들은 사망 보도 직후부터 만 하루 동안 500여 만 명의 평양 시민이 추모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북 매체들은 또 상중임에도 3대 세습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의 94회 생일(24일)을 부각하고 있다. 올해에만 김정숙 동상 참배자가 100만여 명에 달한다고 선전했다.

 현재까지 북한 군의 특이 동향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초 시작된 동계훈련을 위해 이동했던 일부 군부대가 원부대로 복귀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는 정도다. 호위사령부 등 평양 인근의 군부대는 28일 영결식 준비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군부대가 조기를 게양한 가운데 휴전선 인근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순찰을 강화한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다.

권호·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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