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시모집] 입시전문가들의 전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내일부터 2012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된다. 올해는 수능의 변별력 약화로 원서 접수를 하루 남긴 지금까지도 수험생 상당수가 지원 대학과 학과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원서 접수 마감 직전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이 예상된다. 눈치작전에도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대학별 환산점수와 영역별 반영비율을 계산해 유리한 대학을 찾는 건 기본이다. 모의지원 결과 나타난 수험생들의 지원성향을 분석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 입시전문가들이 모여 수능시험 이후 진행한 수험생 상담 결과를 토대로 정시모집 지원 성향과 점수대별 지원 전략을 공개했다.

글=최석호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신성철(강동고 교사)

●신성철(강동고 교사)= 8일부터 5일 동안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한 정시전형 대비 진학상담에 참여했다. 자연계 수험생 60명을 상담한 결과 표준점수 500점대 이상 학생들을 중심으로 소신지원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표준점수 530점대 상위권 학생들은 적어도 1개 모집군에서 의·치·한의대로 지원을 생각하고 있었다. 510점대도 모의고사 때보다 성적이 오르면서 상향지원하겠다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2개 모집군에선 상향지원하고, 나머지 1개 군에서 하향안정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었다.

●이송희(종로학원 평가부장)= 상향지원은 대학을 높이고 학과를 낮추거나, 모집단위를 높이는 경우로 나뉜다. 500~510점대가 지원할 수 있는 대학·학과에서 이런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대학별로 상위권 모집단위에 해당되는 인문계 경영·자유전공·사회과학부나, 자연계의 의과대·생명공학·전자전기는 학과를 높여 지원하는 학생이 많았다. 인문계의 철학·사학, 자연계 식품영양 등 하위권 모집단위는 대학을 높인 학생들이 몰린다. 그 결과 해당 점수대가 지원할 수 있는 대학들의 경우 오히려 중위권 학과의 경쟁률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올해 입시의 변수다.

김희동(진학사 입시분석실장)

●김희동(진학사 입시분석실장)= 여대의 지원율과 합격선이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수능 언어와 외국어 영역에서 여학생들이 강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모든 영역에서 남학생들의 점수가 높았다. 남학생들과의 경쟁에 부담을 느낀 상당수 여학생이 여대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모의지원 결과에서도 이화여대 등의 경쟁률이 높게 나타난 점이 근거다. 특히 숙명여대·성신여대 등 대부분의 여대가 수능 3개 영역만 반영한다는 점도 여대 편중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여대 합격선이 지난해보다 5점가량 올라갈 전망이다.

●이송희= 교육업체에서 내놓은 배치표만 보고 대학·학과를 결정하는 학생들이 아직도 있다. 배치표는 배치표일 뿐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수능 반영조합을 활용하는 대학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이화여대가 간호·식품영양·보건관리학과에서 수리·외국어·탐구 성적만 반영하는 등 계열별 모집단위에 따라 특정 영역의 성적만 반영하는 곳이 있다. 특정 영역의 성적이 부족한 수험생들에겐 최선의 전략이다. 성신여대 경제학과 가군의 경우 인문계 모집단위인데도, 수리·외국어·탐구영역 점수만 반영하기 때문에 언어영역 성적이 낮은 수험생들에겐 틈새가 될 수 있다.

김혜남(문일고 교사)

●김혜남(문일고 교사)= 특정 영역만 반영하는 대학·학과의 경쟁률이 엄청나다. 그러나 특정 영역 비율을 낮춰놓은 대학들은 오히려 경쟁률이 높지 않다. 국민대, 숭실대, 세종대 자연계 모집단위에선 언어영역 반영 비율이 각각 10%, 15%, 15%로 낮아 이를 활용하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김희동= 특정 영역에 자신 있다면 홍익대와 성균관대를 노려볼 수 있다. 홍익대 자율전공은 수능 4개 영역 중 수험생 본인이 3개 영역을 선택할 수 있다. 홍익대 정시 나군 자연계와, 성균관대 자연계 수능 우선선발의 경우에도 수리영역과 과학탐구영역만 반영한다.

지원성향 고려한 수준별 지원전략 수립이 필요

#최상위권(언어·수리·외국어·탐구 백분위 합계 인문계 390 이상, 자연계 380 이상)

●김희동= 인문계 나군에서 서울대에 지원한 수험생들은 가군에서 고려대와 연세대에 원서를 넣고, 다군에선 의·치·한의대로 교차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서울대 인문계열Ⅰ·Ⅱ 학과 합격생의 상당수가 다군 의·치·한의대로 빠진다. 다군에서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의·치·한의대의 경우 연세대 경영학과 합격생 정도나 그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합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나군에서 서울대 중·하위권 학과에 지원한 수험생들은 가군에서 고려대와 연세대를 지원한 뒤 다군에서 모집하는 경희대·중앙대·서울시립대 일부 학과에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학과는 70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 때문에 합격선이 높게 형성될 전망이다. 추가합격 비율이 많지만, 지원자들의 수능성적 차이가 워낙 적어 최초 합격생과 최종 합격생의 점수차는 크지 않다.

이송희(종로학원 평가부장)

●이송희= 자연계 나군에서 서울대 의과대학 등 최상위권 모집단위 지원자들은 가·다군에서도 의·치·한의대에 원서를 넣고, 서울대 자연계 중·하위권에 지원한 학생들은 가군에서 고려대와 연세대 상위 모집단위(의과대학 제외)에, 다군에선 의·치·한의대에 지원할 확률이 높다. 예년 결과를 보면 서울대 자연계열에서 140명 정도가 추가합격생이었다. 나군에서 서울대를 지원할 생각이라면 추가합격을 고려해 상위권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것도 전략이다.

#상위권(백분위 합계 인문계 375 이상, 자연계 365 이상)

●김혜남= 대학별 경쟁률이 중요한 변수다. 대부분의 대학이 모집정원의 50~70%를 수능성적만으로 우선선발하지만, 최초 합격생의 절반 이상이 SKY대로 옮긴다는 점을 고려해 소신지원하는 경향이 강한 점수대다. 수능 우선선발은 교육업체가 예상한 합격선보다 3~5점 높은 점수에서 결정될 수 있지만, 우선선발이 갖는 의미는 크지 않다. 대신 수능 100% 전형이 있는 경희대 나군, 중앙대 나군, 한국외대 가군, 한양대 나군 등은 안정지원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수능 100% 전형의 경우 경쟁률은 높지 않아도 추가합격이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중위권(백분위 합계 인문계 330 이상, 자연계 320 이상)

●신성철= 수능 100% 전형과 수능+학생부 전형으로 전형방법에 차이를 두고 분할모집을 하는 대학이 대부분이다. 수능 100% 전형이야 예년 기준을 토대로 자신의 점수대에 맞는 대학을 정하면 되겠지만,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는 모집군에서는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이 높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서울 상위권 대학 정시모집에서 1~5등급간 점수차가 1~2점에 불과한 것과는 대조된다. 단국대 나군에선 내신 1등급과 5등급의 점수차가 16점이며, 국민대는 24점이나 벌어진다. 수능으로 뒤집기 힘든 점수차다. 같은 대학에 지원하더라도 수능과 학생부 중 자신이 유리한 부분을 골라 모집군을 정해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