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여파 … 백내장 수술이 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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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인천시 계양구에 사는 성명옥(70)씨는 지난해 눈앞이 뿌옇게 보여 병원을 찾았다. 평소 노안(老眼)으로 돋보기를 쓰긴 했지만 안경을 써도 TV를 보기 어려울 정도로 시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 왼쪽 눈에 백내장이 진행되고 있었다. 카메라 렌즈 같은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질환이다. 그래서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로 갈아 끼우는 수술을 받았다. 성씨는 “앞으로 더 오래 살 텐데 사는 동안 앞이 잘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에 수술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난 한 해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받은 수술이 백내장 수술인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0년 주요 수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백내장 수술 환자가 28만9867명으로 1위였다. 통계연보를 발간한 2006년 이후 단골 1등이었던 치질 수술 환자(24만6986명)는 2위로 밀려났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 김선옥 부장은 “노인 인구가 늘고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예전에는 눈이 안 좋아도 참고 살던 노인들이 적극적으로 백내장 검사와 수술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백내장 수술 환자 중 60세 이상이 23만9167명으로 전체 수술 환자의 83%나 됐다. 60세 이상의 백내장 수술 환자는 2006년 16만8169명, 2008년 20만6022명, 2009년 22만1463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눈에 피로감이 쌓이는 환경 탓에 40~50대 백내장 환자도 늘고 있다. 50대 환자는 2009년 3만 명에서 지난해 3만4000명으로 13%나 증가했다. 50대에선 치핵에 이어 둘째로 많은 수술이다. 40대도 지난해 1만3000명가량이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의 김황기 교수는 “백내장은 눈의 노화 현상이기 때문에 시기 차가 있을 뿐 누구나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0분 컴퓨터를 보면 10분은 휴식하고, 창문 밖 먼 곳을 자주 내다보고, 휴대전화 화면을 지나치게 오래 보지 않는 등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령별로 많이 받는 수술로는 만 9세 이하에선 편도절제술(1만3695명)이 최다였고 10대는 맹장 수술(2만5125명)이 가장 많았다. 20~30대에서는 제왕절개 수술(15만8003명)이, 40~50대에서는 치핵 수술(11만716명)이 1위였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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