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여배우 엘리자베스(리즈) 테일러(1932~2011·사진)가 가장 사랑했던 다이아몬드 반지가 한국 품에 안긴다. 이랜드그룹은 14일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리즈의 33.19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881만8500 달러(약 101억원)에 낙찰받았다”고 밝혔다. 일명 ‘엘리자베스 테일러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이 반지는 리즈의 다섯 번째 남편인 영화배우 리처드 버턴이 1968년 30만 달러에 구입해 리즈에게 선물한 것이다.
이랜드그룹 측은 “다이아몬드를 워낙 좋아했던 리즈가 그중에서도 가장 아꼈던 것이라 리즈 유품으로서 상징성이 있다고 봐 응찰했다”고 말했다. 이번 낙찰가는 무색 다이아몬드의 캐럿당 가격으로는 세계 최고가에 해당한다. 이랜드 측은 경매품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대구 테마파크 이월드(구 우방랜드) 내에 별도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다이아를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연매출 8조원에 이르는 패션 유통업체 이랜드는 최근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삼은 관광 레저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우방랜드를 인수한 데 이어 제주도와 수도권에도 테마파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경매 참여도 ‘볼거리’ 확보가 목적이다. 노병규 홍보팀장은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한류 스타와 세계적 명사의 애장품을 지속적으로 확보 중”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미 J 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가 착용했던 목걸이도 경매로 낙찰 받아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 명동점에 진열하고 있다. 리즈의 보석·옷·애장품 등을 대상으로 한 이날 경매에선 일명 ‘라 페레그리나’ 목걸이가 최고액인 1184만 달러(약 137억원)에 낙찰됐다.
경매 첫날의 총 판매액이 1억1600만 달러(약 1340억원)에 이르러 1인 소장품 경매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나흘간 계속되는 경매의 수익금 중 일부는 ‘엘리자베스 테일러 에이즈재단(The Elizabeth Taylor AIDS Foundation·ETAF)’에 기부된다. 테일러는 1942년 영화 ‘귀로’로 데뷔, 40여 편의 헐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다. 올 3월 심부전증으로 미국에서 사망했다.
강혜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