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이글클래식] 이모저모 1.

중앙일보

입력

○... 박세리의 역전 불패 신화가 깨졌다.

박세리는 LPGA 무대에 데뷔한 지난 1998년과 1999년 각각 27번, 올 들어 지금까지 15번 등 모두 69개 대회에 출전, 8번을 우승하는 동안 마지막 날 선두로 나섰다가 우승을 놓친 예는 한 번도 없었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이틀 연속 선두를 달리다 대회 마지막 날에 3오버파로 무너지고 말았다.

박세리는 일단 선두에 나서면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정평이 나 있고 전문가들도 박세리의 우승을 점쳤지만 이날은 아이언 샷의 정교한 맛이 없었고 짧은 퍼팅도 잇따라 실수하는 등 평소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박세리가 결정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한 곳은 파5 11번홀.

박세리는 첫 홀에서 1.5m짜리 파 세이브에 실패하는 등 불안한 출발을 보인 후 파5 3번 홀과 6번 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아 11언더파로 전반을 마감할 때까지만 해도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그러나 11번 홀에서 드라이버를 잘 날리고도 세컨샷이 그린 앞 턱에 맞고 벙커로 들어가면서부터 불운이 시작됐다.

벙커 샷으로 핀에서 8m 거리까지 올린 것까지는 좋았으나 1m짜리 퍼팅을 놓쳐 3온 3퍼팅으로 보기를 범했다.

이어 파3 12번 홀에서도 티샷이 오른쪽으로 슬라이스가 나는 바람에 연못 바로 앞에 걸쳤고 이어 세컨샷으로도 그린에 올리지 못해 또다시 칩샷으로 간신히 핀 앞 60㎝에 붙여 보기로 막았고 13번 홀에서도 1.5m짜리 파 퍼팅을 놓쳤다.

박세리가 세 홀 연속 보기를 낸 것은 모처럼의 일로 함께 플레이한 팻 허스트나 미셸 레드먼이 위기를 잇따라 극복하자 상대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올해 신인으로는 두번째로 투어 정상에 오른 도로시 델라신은 부모가 모두 필리핀인이지만 본인은 텍사스주 러벅에서 태어난 미국인.

델라신은 이날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올해 LPGA 상금 랭킹 5위인 팻 허스트를 물리치고 감격의 첫 승을 신고했으며 긴장이 풀린 탓인지 시상식에서 우승컵을 받는 순간 코피를 흘려 갤러리들의 격려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날 현재 만 19세 11개월 4일로 지난 1975년 에미미 앨콧의 만19세 1일 이후 최연소 LPGA 투어 우승을 기록한 델라신은 지난 1996년부터 미국 아마추어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지난해 US여자아마선수권에서 한국의 강지민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 아마추어를 화려하게 마감한 후 올해 데뷔했다.

델라신은 올 들어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으나 이달 들어 제이미 파 클래식과 US여자오픈에서 잇따라 11위와 12위에 오르는 호조를 보이다 이번에 대망의 첫승을 거뒀다.(워런<미 오하이오주>=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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