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영 종 상향…재건축시장 봄날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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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희기자] 서울시가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의 용도지역을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 조정한 것은 `사업성 제고`와 `공 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고심의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결정을 놓고 시가 재건축 시장에 `공공성을 확보하면 적정 수준의 사업성을 보장하겠다`는 신호를 던져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둔촌 주공아파트와 잠실주공 5단지 등 다른 재건축 단지들도 정비구역 용도를 2종에서 3종으로 상향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여 강남권 재건축 사업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용도 2→3종 상향…투자수익ㆍ장기전세↑

서울시는 7일 제20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가락동 479번지 일대 40만5782.4㎡에 대한 재건축 계획을 담은 가락시영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안을 수정가결했다.

시는 주민들이 신청한 대로 정비구역 용도를 2종에서 3종으로 상향 조정해 용적률은 285%, 건폐율은 14.15% 이하로 결정됐다.

높아진 용적률로 조합원분 가구 수가 늘어남에 따라 조합원들의 부담금이 줄게 돼 투자 수익률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에 주민들은 3종 용도지역의 법정 최고한도인 299.97%의 용적률을 신청했으나 도시계획위는 기존 용적률이 89%인 점과 주변 지역 여건을 고려, 용적률을 285%로 최종 결정했다.

종 상향으로 기존보다 959가구 더 많은 1천179가구의 장기전세주택이 들어서게 된다. 용도지역 종 상향을 하면 추가되는 건축물량의 절반을 공공임대주택 물량으로 의무 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시계획위는 아울러 조합 측이 노인층이나 맞벌이 부부를 위한 미래형 복합 커뮤니티 시설 등을 기부채납하도록 했다.

김효수 서울시 주택본부장은 8일 브리핑을 통해 "그간 장기 지연된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고 1179가구의 장기전세주택도 확보해 조합과 시가 `윈윈`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종 상향 결정은 시의 재건축 정책이 기존 틀 속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종 상향 자체가 재건축 시장에 의미 있는 신호가 되리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재건축 시장 봄날 오나

이번 가락시영 아파트 재건축 결정은 다른 재건축 승인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과 고덕주공, 잠실주공5단지 등 인근 재건축 추진 단지도 형평성을 내세워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결정은 강남3구에 대한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골자로 한 정부의 12ㆍ7 대책 발표에 이어 나온 터라 얼어붙은 부동산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후 재건축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더욱이 시는 공공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병행된다면 종 상향 등 시장 친화적인 결정이 지속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재건축 시장에 기대감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김 본부장은 "이번 종 상향 승인은 둔촌주공, 고덕주공 등 다른 재건축 아파트의 종 상향이나 사업진행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별 상황이 다르지만 대규모 저층 단지라 하더라도 공공성이 확보되면 2종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의 상향조정이 가능한 만큼 앞으로 유사 사례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개포동 저층 재건축 단지는 택지개발지구에 지어져 주거 밀도 관리가 됐던 곳이기 때문에 이번에 종 상향이 승인된 가락시영 단지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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