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전형서 아시아계 차별' 논란 확산

미주중앙

입력

대학 입학 전형 과정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에 대한 차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계 지원자들이 타 인종에 비해 더 높은 성적을 요구 받고 있고 이로 인해 입학지원서에 본인이 '아시아계'라는 사실을 밝히기를 꺼리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AP통신도 4일 이같은 논란을 보도하면서 올해 하버드대에 지원했던 한 학생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노르웨이계 후손인 아버지와 대만 출신 이민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라냐 오슴테드는 하버드대 입학지원서의 인종란에 '백인' 칸에만 체크했다면서 "입학전형과정에서 아시아인이 차별받고 있다고 어머니가 말했기 때문"이라는 그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일부 조사에 따르면 미국 학생의 6%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계 학생들은 대학입학시 다른 인종보다 수백 점 더 높은 시험성적을 종종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전문가는 인종을 따지지 않는 아이비리그 대학을 포함한 일부 명문대학의 아시아계 신입생 비율이 그렇지 않은 학교보다 2배 정도 높은 것도 인종적 차별이 존재하고 있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프린스턴대의 사회학자 토머스 에스펜세이드 교수가 1997년 발표한 자료에는 명문대에 진학하려면 당시 SAT 1600점 만점 기준(현재는 2400점)으로 백인은 1410점 흑인은 1100점이 필요하지만 아시아계는 1550점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UC버클리의 경우 캘리포니아 주법으로 입학생의 인종에 대해 묻는 것을 금지한 이후 아시아계 학생의 비율이 20% 수준에서 현재는 40%로 크게 높아졌다.

스티븐 슈 오리건대 교수는 현 입학 정책이 아시아계 학생을 차별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 같은 정책이 유지된다면 아시아계 학생이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 것을 피하는 현상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일대의 경우 올해 2만6000명이 지원해 1300명이 입학허가를 받았는데 이 가운데 20%는 아시아계로 15%는 2개 이상의 혼합인종으로 또 10%는 아예 인종란을 비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남가주 한인 교육계에도 극히 소수이기는 하지만 일부 SAT 점수가 낮은 한인 학생이 대학 입학 지원서에 자신의 인종을 라틴계나 흑인계로 표시해서 합격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김병일 기자 mirs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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