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전반기 결산(1) - 드림리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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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두산, 삼성, 해태로 짜여진 드림리그는 시즌 전부터 매직리그보다 전력이 강할 것으로 예상됐었고, 그 예상대로 현대, 두산, 삼성은 좋은 승률을 기록하며 전반기를 마감하게 되었다. 그러나 해태의 경우는 객관적 전력상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리그 최하위에 머물 수모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1. 현대 유니콘스

현대는 전반기에 9연승 한번을 비롯하여 여러번을 연승으로 이끌었고, 연패를 좀처럼 당하지 않는 강팀다운 모습을 보였다. 결국 57승 28패 1무승부의 좋은 성적으로 두산을 3게임 반차로 밀어내며 리그 선두를 고수하고 있다.

전반기에 현대가 선두를 고수할 수 있었던 가장 커다란 요인은 역시 투타의 절묘한 조화라고 할 수 있다. 정민태-김수경-박장희-임선동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들은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며 2년만에 우승을 노리는 팀의 주축이 되고 있다.

여기에 박재홍-박경완-퀸란등 세명의 거포는 서로 꾸준히 홈런왕 경쟁을 펼치며 동반 상승 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그외에 연속 경기 출루 신기록을 작성한 박종호와 전반기 막판 상승세를 보인 이숭용과 이명수등은 팀 전력의 안정세를 가져온 주요 선수들이다.

후반기에 현대 유니콘스는 지금의 전력을 이어간다면 포스트 시즌 진출은 무난해 보인다. 다만 여름철 체력 저하로 인한 선수들의 부상 우려와 장마철에 투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1위 고수의 열쇠이다.

2. 두산 베어스

당초 드림리그 2위권에 끼지 못했던 두산이 선전하며 전반기에 줄곧 2위를 달릴수 있었던 것은 역시 타격의 힘이라 할 수 있다. 팀타율이 거의 3할에 육박하는 가공할 타선은 타팀에게 중압감을 주는 요소임에 틀림 없었다. 우즈-김동주-심정수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의 파괴력은 두산이 2위를 유지한 가장 커다란 원동력이었다.

이외에도 파머의 활약과 박명환, 이경필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운 한태균, 이광우, 구자운등은 팀에게는 보배 같은 존재들이었다. 다만 삼성의 무서운 상승세와 여름철 들어 급격히 체력적 열세를 보이고 있는 정수근, 강혁, 홍성흔의 부진이 팀의 입장에서는 포스트 시즌 진출의 커다란 걸림돌이다.

3. 삼성 라이온즈

최상의 전력에도 불구하고 리그 3위에 그친 점은 아쉽지만 전반기 막판에 보여준 연승 행진과 팀이 구심점을 찾아가는 모습은 강팀다운 면모를 보여준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 중심에는 김기태가 있었고, 국민타자 이승엽과 메이저리거 프랑코의 활약은 후반기 순위 싸움을 알 수 없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마무리 임창용에 대한 혹사 우려가 새삼 불거지고 있고, 연승 도중 사장을 교체한 구단의 행보는 석연치 않다. 아직도 불안한 선발진과 그때그때 메워가는 투수 로테이션도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무리한 순위 경쟁으로 선수들을 혹사시키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7월말과 8월초에 가장 주목을 끄는 팀은 역시 삼성이라 할 수 있다. 만약 2승1패 페이스로 계속 나아간다면 두산과의 승차는 쉽게 좁힐 수 있다. 선수단의 자신감 회복과 탄탄한 조직력만이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한 최상의 방법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4. 해태 타이거스

2년 연속 명가의 부활은 커녕 추락만을 경험한 해태의 전반기는 나름대로는 선전한 것이었다라고 평가할 수 있다. 약한 선수층을 가지고도 0.432의 승률을 거둔 해태 선수단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전반기동안 가장 눈에 띈 선수는 역시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장성호를 꼽을 수 있겠다. 고졸 출신의 장성호는 팀의 약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연일 맹타를 과시하며 내노라 하는 타자들을 제치고 단연 선두에 나서고 있다.

투수진에서는 전천후 오봉옥이 주목할 만했다. 전반기 막판 체력 저하로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약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마운드의 주축임을 드러낸 부분은 해태의 자존심을 지켜준 것이었다. 다만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을 보인 홍현우와 이호성, 이대진등이 분발해야 후반기 좋은 성적을 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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