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PC시장 '소니·소텍' 돌풍

중앙일보

입력

소니와 소텍이 일본 PC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반면 오랜 기간 계속돼왔던 NEC와 후지쓰의 쌍두마차 체제는 주춤거리고 있다.

정보통신 조사기관인 IDC재팬의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본의 PC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NEC, 후지쓰, IBM, 소니, 도시바, 소텍의 순이기는 했으나 상위권 업체들의 점유율이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소니는 지난해 6.8%에서 8.0%로, 소텍은 3.0%에서 4.9% 수준으로 신장했다.

닛케이 비즈니스는 최신호에서 "이들의 도약은 PC 구매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초보 사용자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기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소텍은 '한눈에 사로잡기'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PC업체들이 가격을 명시하지 않는 '오픈 가격제' 를 해오고 있는 것과는 달리 '9만9천8백엔' 이라는 식으로 딱 떨어지게 가격을 매겼다.

소비자들이 첫눈에 "저 정도면 살만한 가격" 이라고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 2월 시판에 들어간 12만엔대의 초저가 PC 'e-노트 시리즈' 는 "이런 가격에 이렇게까지 잘 만들었다니…" 라는 생각을 갖도록 '포장' 을 잘 한 경우다.

PC 표면을 은색으로 도장하고 까칠까칠한 감촉을 느끼도록 엠보스 가공까지 해 고급 이미지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소니의 경우 오디오.비디오 제품에서 상당한 '브랜드 로열티' 를 확보하고 있는 점을 십분 활용, PC를 오디오 제품처럼 만든 게 히트를 쳤다.

딱딱한 문구의 1~2장짜리 사용설명서가 전부였던 기존 PC 카탈로그를 만화책처럼 꾸민 것도 주효했다.

닛케이 비즈니스는 올해 PC 출하대수가 지난해에 비해 20%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소비자 마음 사로잡기' 전략을 펴는 이들 업체가 새 리더 그룹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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