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벤처 투자에서도 독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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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벤처 투자에서도 독주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삼성의 벤처 투자액은 2천3백여억원으로 현대, LG, SK 등 나머지 4대 기업집단의 벤처 투자액을 합친 1천8백여억원 보다 훨씬 많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삼성벤처투자, 전자, 전기, SDS 및 골든게이트 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벤처 투자를 단행, 상반기 투자규모가 2천3백여억원에 이른다.

삼성벤처투자는 인터넷 분야에 540억원을 집중 투자하는 등 벤처기업에 모두 1천7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품, 통신장비, 게임 등 39개 기업에 7백여억원을 투자했으며 삼성전기는 PDA(개인정보단말기), 리눅스, 인터넷 음성기술 관련기업에 402억원을 투자했다.

이밖에 삼성물산의 자회사인 골든게이트가 20개 벤처기업에 170억원을 투자하고 삼성SDS가 7개 기업에 7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 관계자는 "제조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지닌 삼성은 소프트웨어, 인터넷 분야의 기술확보를 위해 과감한 벤처 투자가 필요하다"며 "상반기의 막대한 순익을 기반으로 하반기에도 벤처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에 이어 벤처 투자 2위를 차지한 SK는 스틱IT벤처투자, 인터베스트 등 벤처캐피털을 통한 투자가 3백여억원, SK㈜, SK글로벌, SK텔레콤 등 계열사들의 투자가 4백여억원에 이른다.

SK㈜는 바이오와 인터넷 분야에 204억원, SK텔레콤은 무선인터넷, 통신장비 분야에 106억원을 투자했으며 SK글로벌도 12개 벤처기업에 126억원을 투자했다.

현대는 현대기술투자 437억원, 현대종합상사 149억원 등 상반기에 6백여억원의 벤처 투자를 실시했다.

LG는 LG화학이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인 엘리트라사에 3천만달러, LG전자가 드림위즈에 111억원, LG상사가 6개 기업에 70억원 등 상반기 벤처 투자 규모가 5백여억원에 달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뛰어난 경영실적을 기반으로 벤처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며 "하지만 삼성이 미래 성장산업마저 독식하는 것 같아 걱정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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