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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lace ⑭ 신사동 ‘루이쌍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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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week&은 ‘제3회 서울 고메’ 행사에 참석한 스타 셰프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때 한국 식재료 중 유자에 관한 얘기가 있었다. 프랑스 파리의 미슐랭 별 세 개 레스토랑 ‘라스트랑스’의 파스칼 바흐보(39) 셰프가 “몇 년 전 내 레스토랑에서 일했던 젊은 한국인 셰프가 유자청을 선물해 한국 유자를 처음 알았다”며 일화를 소개한 것이다.

 그 한국인 젊은이가 지금 서울 신사동의 레스토랑 ‘루이쌍끄’를 이끄는 이유석(30) 셰프다. 그는 2007년 말부터 4개월간 ‘라스트랑스’에서 애피타이저 담당 셰프로 일했다. 이달 1일 새벽 젊은 한국인 셰프는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은 프랑스의 스승과 반가운 재회를 했다.

 서울 고메 행사가 끝나고 이유석 셰프의 레스토랑 ‘루이쌍끄’를 찾았다. ‘루이쌍끄’의 컨셉트는 프렌치 가스트로 펍이었다. 프랑스 요리를 만들지만 격식을 차리는 파인다이닝이 아니라 편하게 와인이나 맥주 한잔 하며 안주 삼아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이 셰프는 ‘라스트랑스’뿐 아니라 프랑스와 스페인 곳곳에서 음식 수업을 했다.

 루이상끄의 대표 메뉴는 보케리아(사진)와 치즈 밀푀유였다. 꼴뚜기·수란·하몽햄이 어우러진 요리 보케리아는 이 셰프가 스페인 시장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것으로, 짭짤한 꼴뚜기와 하몽햄, 부드러운 수란이 조화를 이뤘다. 마지막은 식용 꽃이 장식했다. 치즈 밀푀유는 카망베르, 그뤼에르 등 여섯 가지 치즈를 페이스트리 안에 넣고 구운 요리로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이 셰프가 바흐보에게 유자청을 선물한 건 바흐보가 아예 창고를 따로 마련할 정도로 레몬이나 라임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바흐보의 영향을 받아 라임류를 많이 쓴다며 눈앞에서 강판에 레몬을 갈아 줬다. 라임류를 활용하는 법뿐 아니라 식용 꽃을 쓰는 법도 배웠다고 했다. 그러나 가장 큰 가르침은 따로 있다. 요리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다. 

이상은 기자

●루이쌍끄=지난해 11월 오픈했다. 프랑스 요리를 기본으로 다양한 시도를 한다. 대표 메뉴는 꼴뚜기·수란·하몽햄이 함께 나오는 보케리아(2만3000원), 6가지 치즈를 페이스트리에 넣고 구운 치즈 밀푀유(2만3000원), 블루베리 와인소스를 발라 구운 오리 요리 팻덕(3만 2000원). 오후 6시~오전 1시. 23석. 서울 신사동. 02-547-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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