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변화 이끌려면 ‘핀셋 지원’이 답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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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학교의 변화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효과가 날 만한 곳에 맞춤형 도움을 주는 ‘핀셋 지원’을 해야 한다. 교사나 교장, 학부모의 의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학교별 특성에 맞춘 예산 지원이 필수적이다.

 2006년부터 체대입시반을 운영하며 매년 15~20명씩 4년제 대학 체육계열에 진학시켜온 인천 가좌고 권태원(40) 교사는 초기엔 실기 측정장비가 없어 줄자로 만들어 썼다. 강사를 채용할 돈도 없었다. 입시철이면 학생들을 데리고 대학을 오갔지만 자비로 충당했다. 2009년 이 학교가 교육과학기술부의 창의경영학교로 선정돼 예산이 들어오면서 강사 네 명이 안정적으로 충원됐다. 충주예성여고 김동욱(56) 교장이 ‘꼴찌학교’를 인기학교로 탈바꿈시킨 데도 정부 사업에 공모해 수십억원의 지원금을 끌어온 것이 결정적이었다.

 교과부는 창의경영학교 지원사업을 통해 올해 2699개 초·중·고에 15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내년 대상 학교를 다음달 공모하는데, 선정되면 3년간 지원이 계속된다. 교사들의 창의인성교과연구회는 올해 1074개가 활동 중이다. 연간 500만원씩 대준다. 교과부 창의경영학교지원팀 윤소영 서기관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특성화하고 학생들을 위해 변화할 수 있도록 특별교부금 예산을 직접 학교에 내려 보내고 있다”며 “의욕이 있는 학교는 아이디어를 내 응모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는 있는 돈도 감사에 걸릴까 봐 못 쓴다”고 말했다.

◆교육팀=김성탁(팀장)이원진·윤석만·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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