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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돋보기] 고무장갑이 붉은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고무장갑은 왜 대부분 빨간색 아니면 분홍색일까.

정답은 고춧가루가 많이 들어가는 한국 고유의 김치문화 때문이다. 김치를 담글 때 장갑에 붉은색이 물들어도 표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지난 1976년부터 고무장갑을 생산해 온 국내 최대업체인 태화고무장갑의 경우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처음엔 빨간색 고무장갑만 생산했다.

그러다가 85년 핑크색, 93년 상아색 장갑도 내놓았다. 김치 문화가 조금씩 바뀌면서 고무장갑 색깔에 대한 기호도 차츰 바뀌기 시작한 것.

태화고무장갑이 현재 생산하고 있는 고무장갑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이 핑크색(67%)이다. 빨간색은 28%, 상아색은 5% 정도다.

빨간색 고무장갑은 김치를 많이 담그는 대형 음식점이나 구내식당에서 주로 쓰인다. 핑크색은 대부분 가정용. 외국인이 자주 찾는 호텔이나 고급 음식점에서는 상아색을 선호한다.

빨간색 고무장갑을 본 적이 없는 외국인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옅은 분홍색이나 상아색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태화고무장갑 고진태 상무는 "수년 전에는 초록색과 노란색 고무장갑도 생산한 적이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아 중단했다" 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직접 김장을 담그는 가정이 줄면서 빨간색.분홍색보다 깨끗해보이는 상아색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의 김치가 인기를 끌면서 현지 김치공장이나 식당 등을 중심으로 빨간색 고무장갑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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