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기업] MK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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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쓰이는 머리카락보다 가는 금으로된 전선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

경기 용인 MK전자에선 금광을 하던 선친의 뒤를 이어 강도원(56)회장이 2대째 금을 다루고 있다.

와이어라고 부르는 연결선은 반도체와 리드 프레임을 하나로 묶는다. 소재는 금과 구리인데 금이 부식이 안되고 접착.가공성이 좋아 많이 쓴다.

MK전자가 1982년부터 골드 와이어(金線)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금광을 경영하며 개발한 고순도 정제 기술을 산업에 활용한 것이다. 4년 동안의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해 86년부터 삼성전자.현대전자 등에 납품했으며, 국내 시장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MK전자는 수출에도 힘써 매출의 30%를 홍콩.필리핀 등 외국에서 올리고 있다. MK전자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5%로 일본 다나카.스미토모에 이어 세번째다.

골드 와이어는 99.999%의 순도(純度)를 요구한다. 금괴에 칼슘.게르마늄.벨륨 등을 넣어 인장강도를 높이며, 선의 굵기는 15마이크론으로 머리카락 4분의 1 굵기다.

한번에 만들어내는 길이는 최대 20㎞며, 한달에 1t의 금으로 7만㎞의 골드 와이어를 생산한다. 골드 와이어는 갈수록 가늘어지는 추세다. 반도체의 용량은 커지는데 크기가 줄어 회로폭이 더욱 좁아지기 때문이다. 현재의 한계는 머리카락 굵기다.

금을 전문으로 다루는 MK전자의 명성은 98년 국새(國璽)를 제작하면서 입증됐다.

행정자치부가 새로운 국새를 만들 업체를 물색하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MK전자를 추천했다.

국새는 진공 속 온도를 맞춰 한치의 뒤틀림없이 만드는 정밀 주조기술을 요구한다.

MK전자는 신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 반도체사에 납품하기 시작한 솔더볼이 대표적 제품이다.

그동안 반도체 칩을 기판에 붙일 때 지네 다리 모양의 철선인 리드 프레임을 사용했다. 그런데 리드 프레임은 완성품의 크기가 반도체 크기의 두배에서 여섯배에 이른다.

전자제품의 소형화 추세에 맞춰 리드 프레임보다 작은 방식이 요구됐고 솔더 볼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솔더 볼은 베아링 볼 모양의 작은 쇠공이다. 납과 주석의 합금으로 작은 것은 먼지보다 약간 크다. 전체 칩의 크기를 반도체 크기의 1백20% 정도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MK전자는 97년부터 2년 동안 연구한 끝에 99년말부터 솔더 볼을 만들어 국내 처음으로 반도체 회사에 납품하고 있다.

기술연구소장인 이진 이사는 "반도체의 초정밀화에 맞춰 신소재와 신제품 개발에 꾸준히 투자해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겠다" 고 말했다.

용인〓

▶설립〓1982년, 1997년 코스닥시장 등록
▶종업원수〓1백50명(기술연구직 35명)
▶품질인증 및 수상 실적
- Bonding Wire 제조기술 개발로 대통령 산업포장 수상
- 국산신기술(KT)인증획득
- 무역의 날 금탑산업훈장 수상(5천만불 탑)
- ISO 9001.9002, QS 9000 규격 획득
▶매출액 추이
1998년 1천억, 1999년 9백68억, 2000년 1천2백억원(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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