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뉴스 클립] 2011 시사 총정리 ⑪ (10월 24일~11월 19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3면

한·미 FTA 비준을 목전에 두고 ISD가 때아닌 정치 이슈가 되면서 근거 없는 괴담이 SNS를 타고 번졌습니다. 거짓 정보를 먼저 접한 사람 중에는 진실을 회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 때도 그랬고 천안함 때도 그랬습니다. 네거티브 선거도 이런 심리를 이용합니다. 이런 현상은 인지된 정보들 간에 딜레마가 발생할 때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여러 방법 중 아직 자신의 행위에 반영되지 않은 쪽을 부정하는 편이 편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거짓이 진실을 압도하는 현상은 국가 자원을 낭비한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습니다.

강서규 기자

정 치 · 국 제

ISD(Investor-State Dispute) 투자자·국가 소송제도. 한 나라가 정책을 바꾸거나 해서 손해를 본 외국 투자기업이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ICSID)에 제소할 수 있도록 한 제도. 1960년대부터 외국기업 차별정책 등에 따른 해외 투자자의 피해를 막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세계 147개국이 ISD를 채택하고 있으며 2500여 개 국제협정이 ISD를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칠레, 싱가포르, 인도와 체결한 FTA에 이미 들어가 있으며 아직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과 중국 등 81개국과의 투자협정에도 포함돼 있다. 민주당은 한·미 FTA 합의안의 ISD 조항은 2007년 자동차 분야 이익을 전제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재협상 때 자동차 분야의 이익이 대부분 사라진 만큼 재재협상을 통해 ISD 조항을 폐기해야 비준동의안을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이 ISD 폐기를 내세운 것은 10·26 재보선 이후 야권통합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민노당 등 다른 야권의 주장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나꼼수(나는 꼼수다) 인터넷 패러디사이트 ‘딴지일보’가 주 1회 방송하는 인터넷라디오(팟캐스트) 풍자 만담 프로그램으로 매회 600만 회가 다운로드될 정도로 인기다. ‘꼼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행태를 비꼬는 말이다. 김용민(37) 시사평론가,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43), 정봉주(51) 전 국회의원, 주진우(38) 시사IN 기자가 고정 출연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가카 헌정 방송’이란 언어파괴 이름으로 방송 성격을 규정하고 사실과 허구의 경계선을 교묘하게 오가며 이명박 대통령 등 보수 진영에 관한 의혹을 제기한다. “소설을 써 보자면…”으로 시작해 의혹을 증폭시켰다가 “가카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죠”라는 말을 덧붙여 빠져나갈 구멍을 만드는 식이다. 풍자에다 당파성을 더해 금기에 도전하고 권위를 뒤집는 파괴와 전복을 구사한다. 10·26 재보선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내곡동 사저와 1억원 피부과를 폭로함으로써 박원순 후보의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팟캐스트는 전파 방송과 달리 듣는 사람에게 선택권이 있는 사적 통신이기 때문에 욕설이 난무해도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 사진은 11월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같은 이름의 콘서트 장면.

유로 그랜드 플랜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확정한 포괄적 유로존 재정위기 대책. 10월 26일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EU 정상들과 유럽 은행들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1조 유로 수준으로 확대 ▶그리스 채권에 대한 민간은행들의 손실률(일명 ‘헤어컷’)을 50%로 확대 ▶그리스의 강력한 긴축 재정을 전제로 1090억 유로의 2차 구제금융 제공 ▶유럽 은행들의 자본 확충 등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런 합의사항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로 그랜드 플랜이 확정되자 그리스의 파판드레우 총리(사진)는 10월 31일 2차 구제금융안을 받아들일지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시장 불안과 각국의 반대에 밀려 4일 만에 철회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결국 사임하고 파파데모스 총리가 새 내각을 이끌게 됐다.

혁신과통합 ‘야권 대통합’을 추진하는 정치단체. 친노무현계 인사들과 진보 시민단체 인사들이 지난 9월 6일 야권통합을 목표로 출범시킨 조직이다. 15명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이 중 김두관 경남도지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 6명이 상임 공동대표로 있다. 조국 서울대 교수가 대표단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2600여 명(15일 현재)의 추진위원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혁신과통합 측은 ‘온라인 정당’ ‘직접 민주주의 정당’ 등 통합정당의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며 민주당과 야권통합 신당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통합신당 실현을 논의하기 위한 ‘제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연석회의’를 추진하고 있다. 연석회의에는 양대 노총의 참여도 추진되고 있으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국민참여당(대표 유시민)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은 각 당의 정체성을 무시한 통합 정당에는 반대하며 우선 ‘진보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사 회

스폰서 검사=지속적인 금전, 향응, 성상납 등 스폰서 행위를 받은 전·현직 검사. 지난해 문화방송의 ‘PD수첩’이 57명의 전·현직 검사에게 스폰서 행위를 했다는 제보를 방영하면서 큰 파문이 일었다. 최근 신종대 대구지검장의 전격 사표 제출 사건으로 ‘스폰서 검사’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신 지검장이 고향 선배인 지역 기업가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일부 드러나자 경찰의 내사 종결 후 일주일 만에 사표를 제출했다. 지검장 등 검찰 고위 인사 관련 비리의혹 사건의 내사종결 지휘를 당사자인 검찰이 행사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경 대립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영의 딸 북한 요덕수용소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통영 출신의 신숙자(69)씨와 두 딸 오혜원(35)·규원(33)씨. 신씨는 20대에 독일로 건너가 간호사로 일하다 현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던 유학생 오길남(69)씨를 만나 결혼해 두 딸을 낳았다. 오씨는 자서전에서 85년 12월 교수직 제의와 함께 “아픈 아내에게 최상의 진료를 보장하겠다”는 북한 요원의 말과 “조국을 위해 경제학자로 일해 볼 생각이 없느냐”는 윤이상의 제의를 믿고 가족과 함께 월북했다고 밝혔다. 1년 후 오씨가 독일 유학생 포섭 지령을 받고 독일로 가게 되자 신씨는 남편에게 “다른 사람 인생 망치지 말고 북을 떠나 우리를 구해 달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오씨가 86년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서 탈출했고 6년 후 독일 주재 한국대사관에 자수했지만 신씨와 자매는 87년 정치범 수용소인 요덕수용소에 수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사연은 지난 5월 방수열 목사 부부가 통영에서 연 ‘북한 정치범수용소 전시회’를 통해 알려졌고 통영시를 중심으로 신씨 모녀 송환촉구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신데렐라법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심야에 만16세 미만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접속을 제한하는 제도. 일명 ‘셧다운제’. 11월 20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PC 온라인게임과 CD를 통해 접속하는 PC 패키지게임에 우선 적용된다. 스마트폰, 태블릿PC는 아직 16세 미만 청소년이 많이 갖고 있지 않아 심각한 중독 우려가 없다는 의견을 반영해 2년간 적용을 유예했다. 또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닌텐도 위’ ‘엑스박스’처럼 인터넷 네트워킹이 이뤄지지 않는 콘솔기기 역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기기와 상관없이 게임 이용에 추가 비용이 들거나 개인정보를 요구할 때는 셧다운제가 적용된다. ‘스타크래프트Ⅰ’과 ‘디아블로 2’처럼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고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게임은 적용되지 않는다. 여성가족부는 이번에 셧다운제가 적용되지 않는 게임들에 대해서는 내년 11월 19일까지 청소년 유해성 여부를 평가해 적용 여부를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이후 2년마다 평가를 실시한다.

경 제

레퍼런스폰(Reference Phone) 스마트폰 제조사와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에게 기준이 되는 폰. 구글을 중심으로 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업데이트가 이뤄질 때마다 새로운 버전을 최초로 탑재해 다른 스마트폰과 앱 개발의 설계도면처럼 활용되는 제품이다. 아이폰의 경우엔 단일 제조사인 애플의 운영체제(iOS)와 제품을 독점해 내놓기 때문에 별도의 기준 제품을 선보일 필요가 없지만 삼성전자와 HTC·모토로라 등 다수의 스마트폰 제조회사 연합체인 안드로이드 진영에는 벤치마킹 기준이 되는 제품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출시된 안드로이드 레퍼런스폰은 대만 HTC사가 만든 ‘넥서스원’과, 삼성전자가 진저브레드를 탑재한 ‘넥서스S’, ‘아이스크림샌드위치’를 탑재한 ‘갤럭시 넥서스’(사진) 등 3종이다. 국내 소비자들, 특히 얼리어답터들 사이에서 레퍼런스폰의 선도적인 이미지 때문에 레퍼런스폰과 OS에 대한 관심이 유난히 뜨겁다.

NFC(Near Field Communication) 13.56㎒의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약 10㎝ 거리에서 기기 간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방식이다. 읽기만 가능했던 기존 RFID(무선인식)와 달리 쌍방향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고 읽기와 쓰기가 모두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NFC칩이 내장된 스마트폰이 있으면 신용카드를 대체해 결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품 정보나 쿠폰을 내려받거나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고 예약, 출입통제 잠금장치 등에 활용된다. 11월 10일 서울 명동 중심부에 ‘NFC 존’이 설치돼 본격 서비스에 들어갔다. 명동 ‘십자거리’ 대로변의 100여 개 상점에 NFC 결제기를 설치해 포스터에서 무료 쿠폰을 내려받거나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다.

TPP(Trans-Pacific Economic Partnershi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미국이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무역협정. 자유무역협정(FTA)은 양자 간 협정이지만 TPP는 다자간 협정이라는 점이 다르다. 2005년 6월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4개국 체제로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었는데, 2008년 미국이 협정 참여를 추진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재 호주·말레이시아·베트남·페루 등도 참여해 총 9개국이 협상에 참가하고 있으며 일본이 협상 참여를 준비 중이다. 이 협정은 2015년까지 회원국 간 관세와 비관세 장벽 철폐를 목표로 한다. 상품 거래는 물론 노동자의 이동과 투자 자유화, 환경·식품안전 등 모든 분야가 대상이다. 사실상 세계 1, 3위 경제대국인 미·일 간 FTA인 셈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중국을 소외시킨 채 TPP를 주도해 ‘반(反)중국 경제연대’를 구체화한다고 비난했다.

문 화 · 스 포 츠

로버트 스칼라피노(Robert Scalapino·사진) 『한국공산주의운동사』로 유명한 미국 UC버클리대의 정치학과 교수. 11월 2일 노환으로 타계했다. 92세. 78년부터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을 지내면서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문제 전문가로 『현대 일본 정당과 정치』 『중국의 사회주의 혁명』 등 많은 저서와 논문을 남겼다. 59년 미 상원에 제출한 ‘콘론 보고서’에서 남한의 군사쿠데타 발생을 예측했고, 80년대엔 한국 정부에 평화적 정권교체를 권고했으며, 90년대엔 러시아·중국을 향한 북방정책을 조언한 바 있다. 89년부터 6차례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정식 경희대 석좌교수와 함께 쓴 1973년 작 『한국공산주의운동사』는 한때 금기시됐던 김일성의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을 본격적으로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독자와 함께 만듭니다 뉴스클립은 시사뉴스를 바탕으로 만드는 지식 창고이자 상식 백과사전입니다. 뉴스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e-메일로 알려주십시오. 뉴스클립으로 만들어 드립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