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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록 사운드와 합창의 멋진 만남 궁리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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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첫 책 『우연에서 기적으로』를 낸 ‘국민 멘토’이자 록그룹 부활의 기타리스트인 김태원씨.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경험을 묻자 “살아온 모든 순간이 나의 자산이다. 매분 매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했다. [최승식 기자]

“사실 나는 단 한 가지 방법으로 인생을 살고 있다. 그것이 나의 유일한 무기다. 상대방에 대한 어마어마한 관심이 바로 그것이다. 예를 들어 이소라씨가 작곡을 문의해오면 나는 하루 종일 그가 노래하는 것만 상상한다.”

 누구의 글인지 짐작이 간다면 당신도 이 사람에 푹 빠져있는 것이다. ‘위대한 탄생’ ‘남자의 자격-청춘합창단’을 통해 ‘국민 멘토’로 거듭난 김태원(46). 그가 첫 에세이집 『우연에서 기적으로』를 냈다. 21일 열린 출간기념회에서 “평생 가사만 쓰다가 긴 글을 쓰려니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흥미로운 게임이었다”고 밝혔다.

 책에는 그의 유년시절, 록그룹 ‘부활’을 꾸려 화려하게 성공했던 이야기, 이후 이어진 실패, 마약 중독과 수감, 부인과의 애틋한 사랑 등 그간 방송에서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담았다. ‘죽을 때까지 반전을 거듭하라’ ‘무인도에서 탈출해 처음 만나는 인간을 대하듯 모든 인간을 대하라’ 등 김태원 어록이라 불릴 만한 경구가 가슴 먹먹히 다가온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들에 대한 이야기도 담담히 적었다. “둘째의 장애를 안 이후 아내와 저는 8년여 간 살아있는 게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책 표지에 아들이 그린 그림을 실었을 정도로 아이에 대한 그의 사랑은 애틋하다. 출간기념회가 끝난 뒤, 그와 따로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 책을 쓰게 된 계기는. 

 “3년 전부터 예능을 통해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버겁도록 행복하고 감사했다. 출판사에서 제의를 받아 시작하게 됐는데 작은 힘이나마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어 1년여 걸려 썼다. 인세를 100% 장애인 관련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 예능 출연으로 바쁜데 음악에 소홀하게 되지 않나.

 “전혀 그렇지 않다. 마약에 중독돼 두 번이나 수감된 이후에도 내가 부활할 수 있었던 힘은 음악 때문이었다. 나는 음악에 미쳐있는 사람이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 미쳐있다. 내 뇌는 음악에 있다.”

 - 음악 아닌 예능에서 성공한 것처럼 다른 꿈이 있다면.

 “중학교 때 ‘주말의 명화’를 보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영화감독을 꿈꾸다 음악을 알게 된 거다. 지금도 영화감독을 향한 꿈을 잃지 않고 있다.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 시나리오만으로 승부를 보는 SF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 전에 SF소설을 쓸 거고.”

 - 언제나 ‘예상 밖의 일’을 궁리한다고 했다. 지금 계획 중인 ‘예상 밖의 일’은.

 “‘청춘 합창단’에서 만난 윤학원 선생님(인천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과 부활이 함께한다. 합창과 록의 만남은 아마 세계 최초일 것이다. 내년 5월쯤 콘서트를 열 계획이고 현재 서로 상의하는 단계이다. 합창은 개인주의를 이길 수 있는 길이다. 모든 사람이 함께할 수 있으니까. 일단 불씨를 붙이고 세계 무대로도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 물론 연말에 열릴 부활 콘서트에도 최선을 다할 거고.”

글=임주리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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