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지어 민박 치니 한해 매출 70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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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해남군에 위치한 한옥마을인 삼정마을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천연 염료로 물을 들인 천을 빨랫줄에 널고 있다.

전남 함평군 해보면 오두마을은 전체 30가구 중 17가구가 한옥이다. 이 가운데 10가구가 민박 영업을 하고 있다. ‘예가’라는 곳은 한옥 3동의 방이 모두 15개다. 주인 박재원(56)씨는 “민박의 연 매출이 7000만~8000만원”이라고 자랑했다. 농사를 지으며 민박 손님도 받는 주민 이상행(61)씨는 “아들(31)과 함께 30평짜리 한옥 두 채를 지어 방 8개를 빌려 주는데 주말과 휴일엔 거의 찬다”고 말했다. 박씨와 이씨는 전남도와 시·군이 한옥 건축비의 일부를 보조·지원하는 행복마을 조성사업에 따라 한옥을 지었다.

행복마을이 민박과 특산품 판매, 체험 프로그램 운영으로 주민 소득 향상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전남 구례군 오미마을.

14일 전남도에 따르면 15개 시·군 32개 행복마을에서 올 들어 9월 말까지 한옥 민박으로 거둔 수입이 5억원이 넘는다. 정근택 전남도 행복마을과장은 “지난해보다 2배가 늘었다. 한옥 민박 집 수가 중가한 데다 블로그와 입소문 등을 통해 홍보가 잘 된 덕분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14~16일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 때는 영암 등 6개 군의 행복마을들이 400여 명의 내·외국인 관광객을 받아 재미를 봤다. 지난달 12일에는 도시환경협약(UEA) 광주정상회의에 참석한 6개국 도시 관계자 50명이 함평군 해보면 상모마을의 한옥에서 묵었다.

지역 특산품 판매 수입도 짭짤하다. 30개 마을에서 올 들어 9월 말까지 판매고가 4억3400만원이다. 순천시 낙안면 이곡마을은 고추·더덕 등을 팔아 6000만원을 벌었다. 신안군 증도 우전마을의 경우 갯벌·어촌 체험 관광객이 줄을 이어 올해 6200만원의 소득을 거뒀다. 구례군 토지면 오미마을은 압화 만들기와 고택(古宅) 탐방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전남도는 행복마을을 활성화하기 위해 1사(社)1촌(村) 사업을 시작했다. 4일에는 강진군 군동면 안풍마을이 우미건설과, 1일에는 해남군 황산면 기성마을이 청도건설과 결연했다. 우미건설은 대표 이석준씨가 강진군 도암면 출신이다. 청도건설은 해남군 문내면 출신인 이승룡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두 업체는 결연 마을의 쌀 등을 500만원어치씩 구입하기로 계약했다. 이승옥 전남도 행정지원국장은 “ 관광지 주변 마을과 관광자원이 있는 마을을 우선적으로 행복마을로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석 기자

◆행복마을 조성사업=전남도가 2006년부터 기존 마을 안에 한옥을 12동 이상 신축하는 정비형과 20가구 이상 전세대가 한옥으로 신축하는 신규단지형으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한옥 건축비를 도가 2000만원, 시·군이 2000만원 안팎을 보조한다. 또 3000만원까지 3년 거치, 7년 분할 상환, 연리 2% 조건으로 융자한다. 지난해까지 90곳(한옥 총 1281동)을 지정해 한옥 648동을 완공했고, 633동을 건립 중이다. 올해 분 19개 마을은 299동을 신축하고 3동을 보수한다. 문의 061-286-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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