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이광우, '30대 전성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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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시속 140km를 간신히 넘기는 평범한 구위에 투수로서는 작다고 밖에 할 수 없는 180cm의 신장.

두산 마운드의 '노장' 이광우(35)가 이러한 핸디캡을 극복하고 30대 중반에 뒤늦게 전성기를 맞았다.

프로 12년차인 이광우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등판, 6⅔이닝동안 6안타에 볼넷 2개로 1점만을 내주고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5승으로 용병 투수 파머(9승)를 제외하고는 팀내 선발 투수 가운데 최다승을 이룬 이광우는 이날 경기에서 단 2개의 탈삼진만을 기록하는 등 롯데 타선을 압도하지는 못했지만 절묘한 제구력을 과시했다.

이광우는 1회 1사 1-2루의 상황에서 롯데의 중심타자인 마해영과 화이트를 3루수 땅볼과 2루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벗어났고 6회 2사 1-3루에서는 투수앞 땅볼로 롯데의 추격을 잠재웠다.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위력적인 공이 없는 만큼 철저한 코너워크로 범타를 유도했다는 설명이다.

선발 투수진이 무너진 두산의 듬직한 기둥임을 재확인한 이광우는 20일 한화전(잠실)부터 3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89년 프로 데뷔후 처음으로 두자리 승수 고지에 도전할 수 있는 쾌조의 페이스다.

이광우는 "시즌이 절반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개인적인 목표는 세우지 않았다"면서 "시즌 막판까지 선발 투수로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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