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조계현, 절정의 노련미 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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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을 넘긴 선발 투수가 마운드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두산의 고참 조계현(36)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해답을 제시했다.

조계현은 20대 중후반의 후배들에게 구속도 밀리고 체력도 떨어지지만 프로 11년차의 경험으로 욕심내지 않고 맞춰 잡는 효율적인 투구로 시즌 3승을 올렸다.

끈기와 저력을 자랑하는 롯데 타선을 맞아 7이닝 동안 3안타와 볼넷 1개만 허용하고 삼진 2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시속이 140㎞도 되지 않는 스피드지만 `팔색조'라는 별명 답게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로 평범한 내야 땅볼과 외야 플라이를 유도했다.

고참 투수답게 7회 연속 2안타로 무사 1,2루를 맞았으나 후속 타자에게 병살타를 유도하고 나머지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까지 보였다.

90년대 초반 해태의 에이스로 주가를 올렸다가 해태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98년부터 패전처리로 전락했던 조계현이 올 시즌 두산 유니폼을 입고 3연승(무패) 할 수 있는 이유를 짐작케한다.

올 4월말 어깨부상으로 1군에서 내려 갔다가 이달 17일 복귀한 조계현의 호투는 자기관리와 타자의 심리를 읽는 노련미의 결합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조계현은 3-0으로 앞서던 9회 마운드에 올라 연속 3안타와 볼넷 1개로 2실점하며 힘겹게 세이브를 추가한 진필중을 격려하는 따뜻한 선배의 모습도 잃지 않았다.(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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