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잭슨 주치의 유죄평결 순간 법원 주변 표정

미주중앙

입력

7일 오후 LA다운타운 LA카운티 형사법원 앞 마이클 잭슨 팬들이 잭슨의 주치의 머레이 박사의 유죄 소식을 전해듣고 플래카드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AP]

마이클 잭슨의 주치의 콘래드 머레이(58) 박사에게 유죄가 확정된 7일은 잭슨 팬들에게 축제의 날이나 다름없었다.

이날 평결이 내려진 LA 다운타운 LA카운티 형사법원 앞에는 아침부터 잭슨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오후 1시가 넘어 머레이 박사의 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유죄가 확정되자 100명이 넘는 팬들은 미리 준비해 온 플래카드를 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팬들의 플래카드에는 '마이클 잭슨을 위해 정의를(Justice for Michael Jackson)' '머레이는 유죄다(Murray is guilty)' '정의는 이뤄져야 한다(Justice needs to be done)' 등이 쓰여 있었다. 일부 팬들은 아예 CD 플레이어를 크게 틀어놓고 잭슨 노래와 춤을 따라 하기도 했으며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왼쪽 다리에 깁스를 한 불편한 몸에도 법원을 찾은 로첼 히긴스(22.잉글우드)씨는 "유죄 확정 소식을 들으니 너무나 기쁘다"라며 "머레이는 분명 잘못된 행동을 저질렀고 유죄가 마땅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구입했던 '팝의 황제(King of Pop)'라고 적힌 자신의 모자를 가리키면서 "마이클 잭슨은 내 인생을 바꾼 영웅이고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잭슨의 고향 인디애나주 게리 지역에 살았다는 이반(73.LA)씨는 "내 손녀가 마이클 잭슨 생일과 같은 8월29일이고 내 아들이 잭슨과 같은 58년생"이라며"잭슨이 데뷔했던 5살 때부터 50년 가까이 그의 팬이고 '맨 인 더 미러(man in the mirror)' 노래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티나 매스터스(46.샌 피드로)씨 역시 "유죄가 확정된 오늘 속이 후련하다"라며 "잭슨의 '스릴러(Thriller)' 공연을 보고 싶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특히 이날 잭슨이 무대 위에서 즐겨 입었던 검은색 바지와 흰색 남방 선글라스까지 착용한 잭슨 판박이 스콜피오씨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잭슨의 팬이자 친구로 잭슨의 춤과 노래를 똑같이 따라 하는 '헌정 공연가(tribute artist)'다. 한국에도 수차례 방문해 공연을 펼친바 있다.

스콜피오씨는 "머레이의 유죄가 확정됐지만 우리 곁에 잭슨이 없다는 것이 아쉽고 여전히 잭슨 가족들의 아픔은 크다"라며 "잭슨은 신이 내린 인물이고 지금쯤 천사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잭슨은 여러 문화를 접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한국을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한편 마이클 잭슨의 전 주치의 콘래드 머레이는 이 사건 이전에는 오점 없는 경력의 의사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휴스턴 닥터스 병원에서 심장전문의로 100건 이상의 수술을 집도하기도 했다. 이번 재판에서 머레이로부터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이 그를 옹호하기 위해 재판정에 나타나기도 했다.

이날 법원 앞은 CBS FOX LA타임스 뉴욕타임스 등 미 주류 언론부터 한국 호주 일본 등 전세계 언론까지 가세해 취재 열기로 후끈 달아 올랐다.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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