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 2000] 네덜란드 승리 이끈 클루이베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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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와 유고의 8강전은 클루이베르트를 위해 마련된 `축제'였다.

파트리크 클루이베르트(23)는 `발칸의 전사들'을 제물삼아 4골을 몰아 넣으며 6골을 기록, 유고의 사보 밀로세비치(5골)를 밀어내고 단숨에 득점 단독선두로 뛰어 올랐다.

FC바르셀로나의 주 공격수로 뛰고 있는 클루이베르트는 데니스 베르캄프와 함께 네덜란드 투톱의 한 축을 담당하며 대표팀간경기(A매치)에 44차례 출장, 29골을 잡아낸 탁월한 골잡이다.

클루이베르트는 94년 미국 월드컵이 끝난 직후 18세의 어린 나이로 대표팀공격수로 발탁된데 이어 이듬해 소속팀이던 아약스를 유럽 프로축구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려놓으며 일찌감치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호나우두에 맞설 득점왕후보로 지목됐지만 예선 첫경기인 벨기에전에서 퇴장당해 3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는 불운을 자초, 마지막 2경기에서 연속골을 기록한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했다.

188㎝, 81㎏의 당당한 체격을 자랑하는 클루이베르트는 이날 유고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것 처럼 최전방에서 패스를 받으면 골키퍼가 자세를 잡기도 전에 벼락슛을 날릴 만큼 순발력이 뛰어나고 상대수비를 제치는 화려한 개인기 또한 발군이다.

그러나 다혈질의 성격으로 감독과 자주 불화를 빚은데다 98년 강간혐의로 기소되는 등 경기장 밖에서도 끊임없이 말썽을 일으킨 악동이기도 하다.

올해 스페인리그 득점왕에 오른데 이어 유럽축구선수권에서 득점선두를 달리며 절정을 맞고 있는 클루이베르트가 88년에 이어 12년 만에 네덜란드에게 우승컵을 안기며 세계최고의 골잡이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인지 팬들은 주목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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