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 2000] 이탈리아·포르투갈, 더 이상 이변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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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와 포르투갈이 각각 조별 리그 파란의 주인공인 루마니아와 터키에 2-0 완승을 거두며 4강 고지에 올라섰다.

이탈리아는 25일(한국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토티와 인자기의 연속골에 힘입어 동구의 강호 루마니아를 2-0으로 물리쳤다. 세계 최고의 수비진을 자랑하는 이탈리아는 빠른 공수전환을 주 무기로 전후반 내내 루마니아를 위협했다.

항상 그렇지만 이탈리아는 루마니아와의 8강전에서도 경기 초반 수비에 중점을 둔 경기를 펼쳤다. 대인 방어 능력이 뛰어난 수비수들이 하지를 비롯한 루마니아의 공격수들을 적절하게 차단했고 인자기와 토티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워 위협적인 역습을 시도했다. 루마니아는 전반 초반부터 거센 공격을 펼쳤지만 끝내 이탈리아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더군다나 루마니아는 수비의 핵인 포페스쿠와 페트레스쿠가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수비진을 전체적으로 조율하면서 상대의 공격을 업사이드 트랩으로 차단해 온 루마니아로서는 선장 없는 배를 바다에 띄운 셈이었다. 결국 이날 이탈리아가 뽑아낸 두 골 모두 루마니아 수비진의 어설픈 업사이드 트랩에서 시작했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균형이 깨진 것은 전반 33분 경. 미드필더로부터 토티에게 공중 패스된 것은 토티가 차분하게 트래핑 골기퍼의 겨드랑이 사이를 통과하는 첫 골을 뽑아냈다. 첫 골을 성공시킨 이탈리아는 특유의 빗장 수비를 가동시키며 미드필드부터 상대 선수에 대한 대인 방어로 루마니아의 공격을 차단했다.

첫 골을 뺏긴 루마니아는 하지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골기퍼와 1대1 찬스에서 날린 하지의 슛이 골 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한차례 실점위기를 넘긴 이탈리아는 미드필드에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며 역습을 노렸다. 그리고 전반 43분 미드필드에서 단 한번의 패스로 연결된 기회를 필리포 인자기가 두 번째 골을 연결시키며 승리를 굳혔다.

전반을 0-2로 리드 당한 채 마친 루마니아는 후반 시작부터 총 공세에 나섰지만 13분 경 루마니아 전력의 50% 이상이라고 평가 받는 하지가 쓸데없는 판정 불복 행동으로 퇴장을 당했다. 하지가 퇴장 당한 직후 탈락위기에 몰린 루마니아 선수들의 투지가 살아나 이탈리아 골문을 위협했지만 그것이 루마니아의 마지막이었다. 결국 루마니아는 전반 0-2의 열세를 만회하지 못하고 8강에서 떨어졌다.

준결승에 진출한 이탈리아는 네덜란드-유고 전의 승자와 30일 4강 진출을 다툰다.

한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벌어진 포르투갈과 터키의 경기에서는 포르투갈이 유럽 최고의 게임 메이커로 평가 받는 피고와 최전방 공격수 누노 고메스 콤비의 활약으로 사상 처음 8강에 진출한 터키를 2-0으로 누르고 제일 먼저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포르투갈은 26일 열리는 스페인-프랑스 전의 승자와 결승 진출을 놓고 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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