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경제계를 이끌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뽑는 선거가 내년 2월에 있다. 3일 현재 신정택(64) 회장을 비롯한 4명의 후보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며 물밑 선거전이 시작됐다.
가장 적극적인 후보는 BN그룹 조성제(63) 회장이다. 조 회장은 현재 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조 회장은 “부산 경제인에게 봉사하기 위해 회장 선거에 나가겠다고 밝힌 지 오래됐다”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부산 경제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4월 향토 소주업체인 대선 주조를 인수하면서 지역 업계에서 입지를 넓혔다.
김지(68) 동신유압 회장도 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회장은 최근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중심으로 상공회의소 회장 출마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김 회장은 원로 상공인으로부터 지지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회장이 되면 상의가 기업인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이를 시에 요구하는 대화창구로서의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정의 박순호(66) 회장도 도전장을 냈다. 박회장은 선거 때마다 출마의사를 밝히는 등 의지가 강하다. 의류분야 ‘인디언’ 브랜드로 유명한 세정의 박 회장은 9월 사재 30여 억원, ㈜세정법인에서 300여 억원을 출연해 ‘세정나눔재단’을 출범시키는 등 지역사회에도 크게 공헌을 하고 있다.
여기다 신정택 현 회장도 3선 도전을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신회장은 “아직 고민 중이다”며 말을 아꼈다.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직접 출마가 부담스러운 상황. 2009년 선거에서 신 회장은 “3년 임기를 마치면 물러나겠다”고 밝히면서 당시 합의추대 형식으로 연임했다.
현행 상공회의소법은 회장은 1차에 한해서만 연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2007년 1월 법 시행 뒤 최초로 선출된 회장부터 적용하고 있다. 2006년 3월 19대 회장에 취임해 2009년 재선에 성공한 신 회장은 3선 연임은 가능하다. 하지만 지역 경제계 수장이 도덕적으로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않다.
위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