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통신 인프라 남한의 70년대 수준

북한의 통신 인프라는 남한의 70년대 수준으로 일반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통신시설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평양을 중심으로 주요 도시간에 광케이블이 깔려 있고 구(舊)사회주의권은 물론이고 서방세계와 연결할 수 있는 위성통신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최근 통신분야에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북한연구원(원장 서대숙)과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이 공동 주최한 `인터넷과 북한'' 심포지엄에서 노승준일본 국제대 글로벌통신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의 정보통신 현황과 정책''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 통신 인프라의 현주소를 소개했다.

▲시내전화= 북한의 일반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통신시설이란 기본적으로 없다.

지난 98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세계 통신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통신회선은 약 110만 회선으로 전화보급률은 인구 100명당 5회선이 안되는 4.9%이다.

같은 시기에 북한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중국의 지린성(省)이 8.2%, 헤이룽장성이 8.3%, 랴오닝성이 10.1%로 북한은 이들 지역의 절반 정도 밖에 전화가 보급이 안됐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평양의 경우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통신시설이 발달돼 있으며, 망형의 통신망이 형성돼 9개의 교환국이 연결하고 있다.

▲시외전화= 북한의 3대 직할시와 9개가 약 700대의 교환기에 의해 연결돼 있다.

이들 교환기는 대부분 기계식이고 프랑스 알카텔사에서 도입한 자동교환기가 평양에 한대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시회전화망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90년대 이후 북한의 통신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가 시외전화망으로 꼽히고 있다.

90년 8월에는 유엔개발계획(UNDP)과 북한 당국이 광섬유 개발사업에 합의했고 주요 도시간의 통신선 광섬유화를 추진하게 됐다. 현재까지 광케이블화가 완료된 것으로 확인된 곳은 평양-함흥간, 평양-신의주간, 신의주-평안북도내 16개 시.군 및 3개 노동자지구 등이다.

▲공중전화= 북한의 공중전화는 평양에만 제한적으로 존재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96년 현재 2천720대가 있다.

지난 3월 평양중앙텔레비전은 회전식이 아닌 버튼식 다이얼 공중전화기 가설장면을 보도하면서 `최신식 공중전화기''라고 소개했다.

이를 볼때 공중전화가 기술적으로 수동에서 반자동 또는 자동으로 발전되어 가고 있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유출할 수 있다.

▲국제전화와 위성통신= 국제전화망은 유선, 무선, 위성으로 구성돼 있다. 유선은 국제관문국의 교환시설이 프랑스 알카텔사로 부터 도입한 디지털방식을 따르고 있다. 현재 평양에서 세계 170개 도시로 국제자동전화(IDD)가 가능하다.

국제통신망은 구사회주의권과의 구간은 비교적 잘 정비돼 평양-베이징-모스크바를 연결하는 무선망과 신의주-베이징, 청진-블라디보스톡간의 유선망이 있다.

서방으로는 평양-싱가포르-홍콩간의 단파무선과 중국의 베이징지구국을 중계지로 하는 간접통신망이 있다.
특기할만한 사항은 미국과의 통신을 지난 95년부터 미국의 AT&T사가 제공하고 있다는 것. 현재 워싱턴, 뉴욕, LA의 세 도시에서 평양으로 전화가 가능하다.

북한의 위성통신사업은 공산권통신위성기구와 인텔샛에 차례로 가입하면서 시작됐다. 85년 평양에 기상정지위성수신국이 설치됐으며 86년에는 인텔샛 위성통신기지국이 89년에는 국내통신과 위성통신을 총괄하는 국제통신센터가 평양에 완공되었다.

교민이 많은 일본과는 90년 11월 직통위성 회선 및 국제전용선을 구축했다.

▲이동전화와 데이터통신 무선통신시설은 대부분 군부와 사회안전부 등 국방이나 체제유지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공중업무용 이동전화나 무선호출 서비스는 나진.선봉지역과 금강산 관광지대에서만 일부 제한적으로 도입돼 있다.

데이터통신은 아직 원시적인 상태에 있다. 한 예로 북한의 10개 외환은행과 2천250개 지점을 가진 중앙은행이 있는데 이중 전산화가 돼 있는 곳은 무역은행 한곳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데이터통신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은 미사일 유도장치 등 군사용 기술에서 파생한 일부 소프트웨어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