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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스포츠에 드라마 결말까지, 내기에 빠진 아일랜드 분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아일랜드는 유라시아 대륙 서쪽 끝, 한국은 동쪽 끝에 있다. 그런데 비슷하다. 남북 분단국이며 주위에 강대국을 두고 있으면서도 독립된 문화를 지켜왔다. 음주가무를 좋아한다. 아일랜드의 도시는 선술집으로 가득하다. 스포츠 베팅도 활기차다. 아일랜드 사람은 경마와 축구, 럭비, 개경주, 게일릭(gaelic)풋볼 등 모든 스포츠를 놓고 작은 내기를 한다.

 아일랜드에는 베팅업체가 많다. 골프 메이저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한 파드리그 해링턴의 형도 베팅회사를 만들었다. 윌리엄힐, 래드브로크스 같은 영국의 대형 스포츠 베팅 업체들이 아일랜드에서 영업을 한다. 아일랜드 업체인 ‘패디 파워’가 가장 큰 회사다. 영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패디 파워는 2010년 말 현재 아일랜드에서 총 204개, 북아일랜드에서 8개, 영국에서 107개의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아일랜드와 영국 증시에 동시 상장됐다.

 패디 파워가 영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긴 비결은 즐거움이다. 광고가 매우 창의적이고 재미있다. 또한 베팅 방식이 고객 위주여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은 머니백 시스템이다. 이기거나 지거나가 전부가 아니다. 패디 파워는 특정한 옵션을 걸어놓고 그에 해당되는 베팅자에게는 돈을 돌려준다.

 축구 경기에서 첫 득점을 넣을 거라고 찍은 선수가 첫 득점에 실패하고 두 번째 득점을 할 경우 돈을 돌려준다는 식이다. 머니백 시스템으로 이용자들은 더욱 즐겁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아일랜드 사람은 선거 결과나 TV 드라마의 결말 같은 것을 놓고도 내기를 건다. 패디 파워는 지난해 매출이 약 30억 유로(약 4조6200억원)로 알려졌다.

더블린=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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